빌2:1-11  금  454장

빌립보 교인들을 향해 복음에 합당하게 살아가라고 권면한 바울은 복음에 합당한 삶이 무엇인지 2장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절에서 마지막에 ‘있거든’이라는 말 때문에 이 구절에 오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있거든’이라는 말은 ‘있다면’이라는 가정의 의미로 읽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1절은 ‘~라면’이라는 가정의 의미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1절은 “여러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권면을 받고 있습니다. 사랑의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성령의 교제를 나누고 있습니다. 자비와 긍휼을 받고 있습니다.”라는 의미의 문장입니다.

그러므로 마음을 같이 하고,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 마음을 품으라는 말씀입니다. 사실 2절도 같은 의미를 다른 단어로 반복한 것일 뿐 결국 첫째도 한 마음, 둘째도 한 마음, 셋째도 한 마음이 되어 살아가라는 가르침입니다.

교인들이 하나의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3절에서 그 방법을 제시합니다. 먼저 다툼으로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다툼으로 하게 되는 것은 분파주의 때문입니다.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끼리끼리 행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몇몇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만 지내다보면 마음이 하나 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허영으로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허영이란 자신이 가진 가치보다 더 높게 보이려는 욕망입니다. 이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마음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좀더 나은 사람, 높은 사람,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교만에 빠지고 허영에 빠집니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라는 점을 드러내려는 욕망이 하나됨을 해치게 됩니다.

그래서 세 번째로 바울은 겸손한 마음을 가지라고 권면합니다. 겸손한 마음이란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마음입니다. 그 마음이 있어야 서로의 마음이 하나로 모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야 교인들 서로가 자기의 일만을 돌보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일도 돌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모든 것의 바탕에는 결국 겸손한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성 어거스틴은 그리스도인의 덕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 셋째도 겸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바울은 그 겸손한 마음의 근본이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본체시지만 하나님과 동등함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우셨습니다. 게다가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과 같이 되셨습니다.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셨고 끝까지 순종하셔서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셨습니다.

그런 주님을 하나님은 높이셔서 모든 사람의 구주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온 세상을 예수의 이름 아래 무릎 꿇게 하시고 예수를 구주로 시인하게 하시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습니다.

그와 같은 예수님의 겸허함을 성도들이 배우기를 권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분의 겸허함을 푯대삼아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교회가 하나 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들도 주님의 겸허함을 배우고 교회의 하나됨을 이루어 우리 공동체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계속 퍼져 나가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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