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람이 그돌라오멜과 싸워 이기고 롯과 그의 가족들과 재산가지 모두 되찾아 옵니다. 게다가 많은 전리품들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돌아온 아브람이 두 사람을 만납니다. 한 사람은 살렘 왕 멜기세덱이요, 또 한 사람은 소돔 왕이었습니다.

한 사람은 아브람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사람이요, 한 사람은 그런 유익이나 재물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물질적인 헌신을 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이 두 사람과의 만남 속에 담긴 신앙적 메시지가 작지 않습니다.

먼저 소돔왕이 아브람의 승리 소식을 들었는지 그를 맞이하러 사웨 골짜기가지 올라왔습니다. 소돔은 사해 끝부분에 있고 사웨 골짜기는 사해 좌측 상부에 있기 때문에 한참을 올라와야 하는 거리입니다.

소돔왕은 아브람의 승리 소식을 듣고 매우 놀랐을 것입니다. 자신들의 연합군도 패배하게 만든 군대인데, 겨우 318명만을 데리고 간 아브람은 그돌라오멜을 물리치고 재산을 되찾아 왔기 때문입니다. 아브람은 소돔왕이 전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낸 것입니다.

그 현장에 살렘 왕 멜기세덱이 왔습니다. 그는 아브람에게 다가와 축복하였습니다. 그리고 멜기세덱은 아브람에게 이렇게 선언합니다.

“너희 대적을 네 손에 붙이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

멜기세덱은 아브람의 승리가 아브람 개인의 능력과 그가 지닌 군사들의 용맹에 의해서라기보다 하나님께서 그 대적들을 아브람에게 붙이신 것이라고 선언한 것입니다.

아브람으로 하여금 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멜기세덱을 통해 하나님이 이루신 승리임을 선언하게 하신 것인지도 모르지만, 멜기세덱이 말한 선언은 아브람뿐 아니라 그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의 귀에 들렸습니다. 아브람은 그 선언에 ‘아멘’하는 자세를 보입니다. 하나님께 십분의 일의 재물을 드리고 있습니다.

그 뒤 소돔왕은 아브람이 되찾아 온 전리품을 아브람에게 내어주겠다는 선언을 합니다. 비록 아브람이 그돌라오멜을 물리치긴 했지만 그가 부자가 된 것은 자신이 내어준 재물덕분이라고 선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전쟁의 승리는 아브람의 신이 주셨다면, 그의 풍요는 자신이 준 것이라고 보이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브람은 그가 주는 재물은 실오라기 하나도 받지 않겠다는 놀라운 선언을 합니다. 왜 그랬습니까?

자신이 이뤄놓은 모든 풍요가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혹여라도 소돔 왕이 주려는 재물이 그 은혜의 증거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한 푼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아브람은 세상에 하나님만이 자신의 복의 근원이 되신다는 것을 증거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것이 아브람의 신앙입니다.

아브람은 소돔 왕에게서 오는 재물의 유혹은 단호히 떨쳐버리고, 멜기세덱을 통해 들려오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의 선언에는 겸허하게 ‘아멘’의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를 훼손하는 어떤 이익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아브람의 태도가 우리의 믿음의 실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어떤 놀라운 성공과 성취라 할지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도우심 덕분이었음을 고백하는 믿음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14장의 아르람의 믿음과 겸허함이 저와 여러분 모두에게 있으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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