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31장 1~16절 10월 4일 화요일
창30:26을 보면, 야곱이 고향땅으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처자를 자신에게 주어 가게 해 달라고 요청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얼핏 읽으면 놓칠 수 있는 부분인데 의아한 것이 있죠. 야곱은 왜 자신의 아내와 자식들을 내어주어 고향으로 가게 해 달라고 라반의 허락을 구하는 것일까요? 자기 가족인데 왜 라반에게 내어달라고 부탁했을까요?
이 구절을 통해 야곱이 라반의 집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을지가 짐작이 됩니다. 고대의 법에 의하면 종이 된 이후 생긴 가족의 소유권은 자신이 아닌 주인에게 있었습니다. 야곱이 라반에게 올 때 홀로였죠. 그 집에서 일하고 나서 생긴 가족이기에 그 소유권이 라반에게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라반의 허락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야곱은 그 집에서 사위로 존중받지 못했고, 마치 종처럼 여겨졌던 것입니다. 그런데 종에게도 삯은 주어야 했기에 야곱은 정당한 삯을 요구한 것입니다. 라반은 야곱을 더 붙잡아두고 싶어 했으나 야곱의 의지가 강해서 결국 야곱이 원한대로 삯을 주기로 했죠. 야곱이 원한 삯은 점 있고, 얼룩지고 검은 색 양과 염소였습니다.
라반은 양들 중 점 있고 얼룩지고 검은 것들을 따로 떼 내어 아들들이 목축하는 곳으로 보내고 사흘 길을 떨어지게 했습니다. 라반은 야곱에게 삯을 줄 생각이 없었던 것입니다. 라헬을 아내로 받기로 하고 7년을 일했는데, 야곱의 뒤통수를 쳐서 결국 7년을 더 일하게 한 라반은 그에게 돌아갈 삯도 주지 않으려 하는 교활하고 야비한 짓을 한 것입니다.
결국 야곱이 3가지 나뭇가지로 수를 내어 가축들이 점 있고 얼룩진 새끼를 낳도록 해서 가축 떼가 많아졌지요. 야곱은 31장에서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역사하심이었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3절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하나님은 당신을 ‘벧엘의 하나님’이라고 알리십니다. 야곱이 들에서 잘 때 거기서 만난 하나님, 안전하게 돌아올 때까지 함께 하시겠다는 약속을 주신 하나님, 그래서 야곱도 그곳을 하나님의 집, 벧엘로 불렀고, 자신의 소유 10분의 일을 드리겠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과 야곱의 약속이 이루어진 벧엘을 기억하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움직이기로 결단하였고, 야곱의 억울함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그를 부요하게 하신 것입니다.
야곱이 7절에서 아내들에게 하는 말을 보면, 라반이 야곱에게 약속한 삯을 열 번이나 바꾸었다는 것입니다. 라반의 속마음은 야곱에게 삯을 주기 싫었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그러니 얼마나 억울했겠습니까? 아내들도 그간의 사정을 잘 알고 있어서 14절 이하에 그런 감정들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아버지가 우리를 팔고 우리의 돈을 다 먹어버렸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아내들도 야곱과 한 마음이 되어 아버지를 떠나 야곱의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합니다.
라반의 야비함은 딸들에게도 큰 상처를 남겨 이들이 야곱의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는 결정적인 요건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중에 오직 하나님만이 야곱과 그의 가족을 돌보고 계십니다. 그 모든 것이 약속을 이루시기 위한 하나님의 일하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약속, 말씀 위에 분명히 서서 그 축복의 열매를 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