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은 아내들과 협의하여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하고, 라반에게 알리지 않고 떠났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31절에서 야곱이 말한 대로 라반이 자신이 떠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라반의 평소의 행동대로라면 그러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라반은 야곱에게 자신의 재산에서 조금이라도 품삯을 주고 싶어 하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그의 딸들조차 아버지를 신뢰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레아와 라헬도 라반 몰래 떠나는 것을 동의한 것입니다.

그런데 라헬이 큰 실수를 하고 맙니다. 아버지의 우상 드라빔을 훔쳐 온 것입니다. 드라빔은 풍요와 다산을 가져다준다고 믿어 당시 사람들이 섬겼던 우상입니다. 라헬이 그것을 훔치는 실수를 하고 만 것입니다. 그런데 라헬은 왜 라반의 드라빔을 훔쳤을까요? 자식을 더 낳고 싶어서였습니다. 다산을 가져다주는 드라빔을 통해 아들을 더 낳고 싶었던 것입니다.

언니 레아는 이미 6명의 아들을 야곱에게 낳아주었지만, 자신은 요셉 하나뿐이었습니다. 남편의 사랑이 많은 아들을 낳아준 레아에게 치우칠까봐 드라빔을 통해 아들을 더 출산하려는 의도를 가졌던 것 같습니다.

라헬은 생명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입니다.

사실 야곱을 사이에 두고 레아와 라헬은 꽤나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자매 사이에 경쟁심이 꽤 깊었습니다. 특히 29-30장에 기록된 출산 과정을 보면, 레아는 아들을 넷을 낳을 때까지 남편의 사랑이 자신에게 오지 않음을 불안해했습니다.

르우벤을 낳을 때 “하나님이 내 괴로움을 돌보셨다, 이제 내 남편이 나를 사랑해 주겠지”라고 했고, 시므온을 낳을 때는 “내 남편이 나를 사랑해 주지 않아 하소연하는 것을 하나님이 들으셨구나” 레위를 낳았을 땐 “내 남편이 나와 연합해주겠지”, 유다를 낳고서는 “이제야말로 주님을 찬양하겠네.”라며 끊임없이 남편 야곱의 사랑을 갈망합니다.

그런데도 야곱의 마음은 늘 라헬에게 있었습니다. 장자인 르우벤도 자라면서 그 모든 걸 알게 되어 하루는 합환채를 얻어 어머니 레아에게 주죠. 그걸 보고 라헬이 자기에게 합환채를 나눠 달라고 하니까 레아는 “네가 남편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합환채마저 빼앗으려고 하냐”며 성을 냅니다. 평생에 레아는 남편의 사랑을 갈망하며 마음 고생을 했고, 그 고통스런 마음을 하나님께 토로했습니다.

한편 라헬은 언니가 아들 6을 낳는 동안 자식이 없었는데, 하나님이 라헬의 호소를 들으시고 아들을 주셨는데, 이름을 요셉이라고 지었습니다. 요셉은 ‘더하다’라는 뜻이니, 아들을 더 달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입니다. 라헬은 아들을 더 얻고자하는 욕심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행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라반은 야곱이 몰래 도주한 것도 화가 났지만, 드라빔을 훔쳐 간 것이 더 화가 났습니다. 이미 하나님께서 라반에게 나타나셔서 야곱에게 함부로 하지 말도록 주의를 주셨기 때문에 야곱은 건드리지 못했지만, 드라빔은 반드시 찾아야겠다고 달려온 것입니다. 라헬이 훔쳐 온 것을 모르는 야곱은, 드라빔을 훔쳐 온 사람은 그가 누구인든 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상은 하나님이 가장 미워하시는 것입니다. 야곱이 ‘누구든 살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말한 대로 라헬은 그 드라빔으로 인해 화를 맞게 됩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에게는 순전한 충성이 중요합니다.

하나님께 신실함이 우리에게 복을 가져다주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우상이든, 보이지 않는 마음 속 우상이든 우상은 모두 버리고, 온전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신실한 성도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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