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아들들의 제안으로 하몰은 자기 성읍 사람들을 찾아가 야곱의 집안과 서로가 교류하고 혼인을 맺으며 살자고 제안합니다. “그러면 그들의 가축과 재산과 그들의 모든 짐승이 우리의 소유가 되지 않겠느냐?” 라고 말하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야곱의 아들들의 제안대로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몰은 참 음흉한 사람입니다.

하몰은 야곱과 그의 아들들에게는 자기들 땅에 머물며 기업을 얻으라고 말했고, 원하는 대로 혼수와 예물을 주겠다고 말했었죠. 그러나 자기 성읍 사람들에게는 그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야곱의 재산을 자기들 것으로 만들 것이라는 말로 성읍 사람들을 교묘히 설득하고 있으니, 결국 야곱도 그 성읍 사람들도 하몰과 세겜에게 속고 있는 셈이었습니다.

앞선 34:2에서도 세겜은 디나를 강제로 욕보이며,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어떻게 해서든지 얻어내고야 마는 탐욕의 사람이었음을 드러냈습니다. 그런 부도덕하고 부정직한 모습이 아버니와 아들이 닮아 있습니다. 결국 그의 성읍 사람들도 이 부자의 말에 넘어가 할례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것이 그들에게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시므온과 레위가 몰래 그들을 기습하여 모두 죽이는 끔찍한 일을 벌인 것입니다. 하몰과 세겜은 야곱의 집안과 자기 백성을 속이고 얻고자 하는 것을 얻으려 했으나 결국 그들이 야곱의 아들들에게 속아 목숨을 잃었고, 자기 성읍 사람들까지 죽임을 당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탐욕이 결국 화를 부른 것입니다. 하몰 부자야 그렇다 쳐도 그 성읍 사람들까지 화를 당했으니, 제 욕심만 채우려는 지도자로 인해 그 백성들은 당하지 않아도 될 화를 당한 것입니다.

속고 속이는 자들의 삶 가운데 무엇이 일어납니까?

욕망을 참지 못한 세겜, 분노를 참지 못한 시므온과 레위, 그들이 욕망과 감정대로 행동한 결과가 무엇입니까? 모두 돌아온 것은 화입니다. 재앙입니다. 여기에 복은 없습니다. 화평과 은혜는 끼어들 자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의 야곱의 반응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야곱은 디나가 세겜에게 고통당했을 땐 분노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시므온과 레위를 크게 비난하고 책망하고 있습니다. 물론 두 아들의 행위는 책망 받아 마땅한 짓이었습니다.

그런데 야곱이 진짜 화를 내야 할 대상은 하몰과 게겜이었지만, 그들을 향해서는 조용하고 아들을 향해서만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야곱이 30절에서 말하는 모양새를 보니, 그는 세겜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곳에 정착할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기들의 수가 적어 그들을 상대할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던 것입니다. 딸이 끔찍한 일을 당했음에도 화를 내지 않은 것은 자기에게 화가 미칠까봐 그랬던 것입니다. 야곱은 하몰의 제안대로 그들과 대립하지 않고 어울려 살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야곱은 더 이상 그곳에 머물러 있을 수 없었습니다.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마침 그때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나타나셨습니다.

벧엘로 올라가 그곳에서 제단을 쌓으라고 명하셨습니다.

그리고 야곱의 가정 안에 스며든 이방 신상들을 버리고 스스로를 정결하게 하고 의복을 바꾸어 입으라고 명하십니다.

하나님은 이 모든 파국의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게 하셨습니다. 야곱과 그의 가족들이 이방신상을 소유하고 우상을 섬기고 그들의 풍습과 삶을 배워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고통스러운 현실을 통해 그것을 보게 하시고 깨닫게 하셨습니다.

본문은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추한 것인지, 그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려 주심과 동시에 하나님은 우리가 그렇게 탐욕을 따라 세상과 어울려 살아가는 것을 기뻐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삶은 하나님을 예배하고, 성결함을 지키고 주님과의 약속 안에 사는 삶인 것입니다. 우리 원미교우들이 오늘의 본문을 통해 귀한 깨달음을 얻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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