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47:13-22   390장

야곱이 바로 앞에 나아가 인사를 합니다. 바로는 야곱의 나이를 묻죠. 야곱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년이니이다” 야곱은 자신의 삶을 나그네 길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땅에 살다가 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인생이라는 의미입니다. 야곱의 인생관일 뿐 아니라 신앙인들의 인생관을 피력한 고백입니다. 우리 모두는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하는 인생이라는 말입니다.

바로는 야곱과 그의 가족에게 고센 땅에서 목축하며 지내라고 명하는 동시에 자신의 가축 떼를 요셉의 형들 중에서 관리하도록 명령하였습니다. 또한 그의 가족들이 식량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양식도 내어주었습니다. 이제 야곱의 자녀들은 애굽 땅에서 걱정 없이 삶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편 기근은 점점 더 심해져서 애굽 땅이나 가나안 땅에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땅은 황폐해지고 점점 살기 힘들어졌습니다. 오직 애굽에 있는 요셉이 마련한 창고에만 곡식이 가득하여 사람들은 모두 그곳으로 와서 곡식을 샀기 때문에 애굽의 재정창고에는 점점 돈이 풍성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근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돈이 떨어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가축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말과 양떼, 소떼와 나귀 등을 받고 먹을 것을 내어주었습니다. 그 해가 가고 새해가 되었는데 여전히 기근은 계속되었습니다. 이제 가축 떼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삶의 터전인 토지와 자기들의 몸을 내어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은 요셉에게 찾아와 자기들의 몸과 토지를 받고 먹을 것을 내어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요셉은 애굽의 모든 토지를 사서 바로에게 바쳤습니다. 제사장들의 땅을 제외하고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땅과 자기 몸을 팔 수 밖에 없었을 정도로 기근은 말도 못하게 심했던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요셉에게 미리 당신의 계획을 알려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알려주시지 않으셨더라면 요셉도 야곱의 모든 가족들도 이 대기근의 고통에서 살아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요셉이 백성들의 토지와 몸을 담보로 음식을 내어준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인가 의문이 들기도 하고, 어려운 현실을 통해 백성들의 토지를 빼앗고 종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불편한 마음도 있습니다. 얼핏 보면 요셉의 조치가 과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기근은 아직 끝나지 않은 진행형이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견뎌야 할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그런데 백성들 스스로 그 기근을 극복하기는 불가능햇습니다. 그런데 지금 자기 몸을 팔았으니, 모두 애굽 왕의 종이 되었다는 의미이고 왕의 소유가 되었으니, 이제 그들의 생존을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사람이 누가 되는 것입니까? 바로입니다.

앞으로 바로에게 모든 백성들의 생명을 지켜주어야 할 의무가 주어진 것입니다. 몇 년 더 남은 혹독한 기근의 때에 이제 백성들은 먹을 것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야곱의 가족뿐 아니라 그 땅의 사람들의 생존도 요셉을 통해 지켜가고 계셨던 것입니다. 생명을 사랑하시는 하나님, 그 생명을 당신의 사람들을 통해 보전하고 지켜 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도 그 은혜와 생명의 통로로 세워져 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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