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장례가 끝난 후 요셉의 형들에게는 심각한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아버지가 방패막이가 되어 주었지만 돌아가시고 안 계신 지금 자신들을 향한 요셉의 마음이 어떨지 불안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예전에 자신들이 행한 일에 대해 요셉이 복수하려는 마음을 품는다면 그들로서는 너무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형들이 요셉을 찾아가서 야곱의 당부를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야곱은 죽기 전에 요셉에게 형들의 허물과 죄를 용서해주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그 말을 상기시키면서 형들은 요셉에게 자신들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간청합니다. 그 말을 듣는 요셉의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요셉은 이미 그들을 용서한 뒤였습니다.

그들을 돌보라는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있던 요셉은 형들에게 복수할 마음이 전혀 없었지만 형들의 마음은 그렇게 평안하지 못했습니다. 죄를 지은 이들의 마음은 늘 이렇게 불안함을 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형들은 요셉 앞에서 엎드려 “우리는 당신의 종들입니다”라는 고백까지 합니다. 어떻게든 요셉에게서 긍휼을 얻어볼까 하는 마음이 강합니다. 그러나 두려워하는 형들을 일으키면서 요셉은 이런 말을 합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겠습니까? 형님들은 나를 해하려고 하였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셔서 보다시피 이토록 많은 백성들을 살리려고 행하신 것입니다. 내가 형님들의 가족을 돌볼 것입니다.”라는 말로 간곡히 위로하였습니다.

요셉은 자신이 말한 대로 형들과 그 가족들을 잘 돌봐주었습니다. 요셉은 110세가 되기까지 손주들을 보며 살았고, 110세가 되었을 때에 죽음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는 형제들에게 하나님께서 그들을 인도하여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신 땅에 이르게 하실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자신의 후손들에게도 하나님이 그들을 돌보실 때, 즉 애굽을 떠나게 하실 때 자신의 유골을 가져가 달라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요셉은 야곱과 달리 이스라엘의 미래를 전망하며 유언을 남겼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떠나게 하실 것에 대한 소망을 지닌 유언을 남긴 것입니다.

요셉의 유언을 기억한다는 것은 뒤집어 얘기하면 하나님이 애굽에서 나가게 하실 것이라는 믿음과 연결됩니다.

요셉은 살아서는 가족들을 살리고 죽어가면서 남은 후손들에게 하나님의 소망을 남기고 죽습니다.

창세기는 창조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죽음의 이야기로 마무리를 장식합니다. 삶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죽음으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죽음은 완전한 죽음이 아닙니다. 새로운 시작을 예고하는 죽음이었습니다.

우리들도 살아서는 다른 이들을 살리는 삶을 살고, 죽는 순간에도 소망을 전할 수 있는 삶이기를 바랍니다. 또한 우리의 죽음이 누군가에게 새로운 시작이 되게 하는 삶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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