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주간 다섯째날, 오늘은 자연, 우리의 환경에 대한 감사를 나누고자 합니다.

하나님은 홍수 심판 이후 노아와 새로운 언약을 맺습니다. 1절에는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하시고 7절에서도 그 명령을 반복하여 주셨는데,

이 명령은 창1:28절에서 주신 명령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는 말씀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아담에게 하신 복의 선언이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뒤의 9-10절을 보면, 하나님이 언약을 세우시는 주체가 다시 나오는데 노아와 그의 후손과 그와 함께 한 모든 생물, 새와 가축, 땅의 모든 생물들이 언약의 주체가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2절에서도 내가 나와 너희와 너희와 함께 하는 모든 생물 사이에 대대로 세우는 영원한 연약의 증거라고 하셨고, 13절에 “이것이 나와 세상 사이의 언약의 증거”라고 말씀하십니다. 13절의 ‘세상’으로 번역된 단어는 ‘땅’을 의미하는 ‘에레츠’라는 단어가 쓰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하나님과 땅 사이의 언약입니다.

그 뒤 15, 16, 17절에서 또 각각 반복되는 언약의 주체는 ‘노아와 그 자손 그리고 육체를 가진 모든 생물’입니다.

하나님은 사람만이 언약의 주체가 아니라 땅의 모든 생물들도 언약의 주체로 인정하고 계십니다. 땅과 땅에 속한 생물들이 사람의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과 언약을 맺는 주체라는 사실을 9장에서만 수차례 강조하고 계십니다.

이는 우리들로 하여금 땅과 땅의 생물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드러내주는 말씀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땅에 대해, 자연의 생물들에 대해 마치 우리의 소유처럼 여기고 함부로 대했습니다. 그들의 생존의 터를 없애고, 함부로 살상하고 피를 흘리게 하였고, 재미삼아 사냥하고, 보신을 한다는 이유로 마구 포획하고 죽였습니다.

오늘 말씀 2절에서 “우리 손에 붙였다”고 말씀하셨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붙였다’는 말의 의미는 ‘소유로 주셨다’는 뜻이 아니라 ‘보존하고 관리하라’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연을 우리의 소유처럼 여겼고, 편의를 위해 개발하고 때로 훼손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오만과 폭력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고기를 먹도록 허락하시면서, ‘피째 먹지 말라’고 경고하셨습니다. “피째 먹지 말라”는 명령 속에 담긴 의미는 ‘폭력적으로 다른 피조물들을 대하지 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짐승에 대해서든, 사람에 대해서든 피 흘림에 대해서는 하나님이 그 책임을 물으실 것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자연환경의 파괴는 창조주이신 하나님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들이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서서 하나님의 창조물들을 돌보는 청지기의 삶을 살기를 원하십니다. 그 분명한 메시지를 창1:28의 명령과 9장의 명령의 차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창1:28절에서 언급하신 “땅을 정복하라, 다스리라”는 명령이 9장의 노아와 언약하실 때는 빠져 있습니다. 그리고 창3:23절을 보면, 불순종한 아담을 에덴에서 내보내시면서 “그의 근원이 된 땅을 갈게 하시니라”는 말씀이 있는데, ‘갈다’는 단어의 원어적 의미는 ‘섬기다’입니다.

하나님은 아담에게 ‘땅을 정복하라’가 아니라 ‘땅을 섬기라’고 하신 것입니다. 땅을 섬기고, 자연과 땅에 속한 생명체들을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주체로서 대해야 하는 것은 창세기의 명령을 받들어야 하는 우리 교회와 성도들의 의무이고 책임입니다.

번역가이자 환경운동가인 노승영씨는 ‘내가 깨끗해질수록 세상은 더러워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합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더 부드러운 화장지인 티슈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나무를 소모합니다. 부드럽고 따스한 옷을 만들기 위해 소, 양, 사슴, 여우, 토끼, 거위들을 희생시켜가며 옷을 만듭니다.

삶을 단순하게, 검소하게 유지하며, 소유를 늘이기 보다는 어떻게 줄여갈까를 고민하는 것은 환경보전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필요한 것은 소유하고 소비해야 하겠지만, 필요 이상의 것들을 소유하고 소비하려는 마음을 절제하고 자연과 우리가 공존하는 길을 찾아가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하기 위해서는 내게 주신 자연과 환경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사는 것입니다. 감사한 존재로 여길 때 우리는 함부로 대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자연과 환경, 그리고 땅에 속한 생명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고백하는 귀한 날이 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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