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부터 39장까지는 시종일관 성막짓는 일과 에봇을 만드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성막은 시내산에서 하나님이 모세에게 보여주신 식양대로 정확히 만들었습니다.  금속을 다루는 일은 브살렐의 지도아래, 장막을 다루는 일은 오홀리압의 지도 아래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모든 일은 백성들의 자원하는 마음으로 드린 헌신과 봉헌물에 의해 이루어져 갔습니다. 성막의 제작 과정은 모두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되었기에 그 과정 자체가 보여주는 상징성이 있습니다. 즉 하나님의 뜻이 땅 위에 이루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과 같은 것입니다. 우리들이 하나님의 뜻 안에 순종하게 될 때 우리의 일상의 공간에서도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출애굽기는 성막의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을 줄곧 ‘마음이 지혜로운 모든 사람들’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기술을 가진, 숙련된 사람들’의 뜻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성경이 계속 기술을 가진 사람들의 헌신을 ‘마음이 지혜롭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혜의 근본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에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의 헌신이 성막을 완성해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숙련된 기술이 있다고 해서 성막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바탕에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나라의 완성도 그렇습니다. 능력과 재능으로 이루어지는 나라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우리들의 바탕에 있어야 이루어낼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리고 본문에서 특이한 점은 앞서 언급된 브살렐이나 오홀리압 외에는 기술자들의 이름을 굳이 기록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저 ‘그’나 ‘그들’로만 표현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위한 일에 개인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는 듯이 보입니다. 어찌 보면 가장 바람직한 모습입니다. 교회를 건축하는 일에든,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나라를 일구어가는 일에든 개인의 이름이 드러나는 것보다는 공동체 전부의 헌신과 열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이름을 새기고자 교회를 세우거나 하나님의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이름이 드러나고 그분의 영광이 드러나면 만족할 뿐입니다. 교회는 그렇게 세워질 때 아름다운 것입니다.

저도 여러분도 천국에서 하나님께 칭찬받는 성도로 세워질 수 있도록, 비록 우리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신실하게 하나님 앞에서 충성된 자로 설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주의 도우심이 오늘도 여러분 모두에게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등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