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270장

바로가 모세의 요구를 거절하자 하나님께서 8번째 재앙을 시행하셨습니다.

모세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애굽 땅 위에 지팡이를 들자 하나님께서 동풍을 일으키셨습니다. 사막에서 불어오는 동풍은 뜨겁고 건조한 바람입니다. 그 바람만으로도 풀이 마를 정도인데, 동풍이 메뚜기 떼를 몰고 왔습니다. 이전에도 볼 수 없었던 어마어마한 메뚜기 떼가 온 땅을 덮어 시커멓게 되었습니다. 하늘에 떠다니는 메뚜기 떼는 햇빛조차 통과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했습니다.

실제로 메뚜기 5천만 마리가 하룻밤 사이에 십만톤 이상의 식물을 모조리 갉아 먹고도 남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대 근동에서는 이같은 메뚜기 떼가 늘 두려움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애굽 사람들은 메뚜기 떼가 곡물과 채소를 갉아먹지 못하게 한다는 ‘민’이라는 우상을 숭배했습니다. 하지만 바로와 그의 백성은 그들이 숭배하는 우상이 메뚜기 떼를 막아주지 못한다는 것을 경험하고 맙니다. 우박에 상하지 않은 남은 식물들과 나무열매들을 메뚜기 떼가 다 먹어 치웠습니다.

메뚜기의 재앙으로 인해 바로는 겁을 집어 먹었습니다. 풀과 열매들 그리고 나무가 씨가 마른다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곡식을 다 먹으면 사람들의 양식이 사라지는 것이고, 초원이 사라지면 짐승들 먹을 것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삶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것입니다. 급히 모세와 아론을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이번만 자신의 죄를 용서하고 하나님께 구하여 이 죽을 재앙을 없애 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메뚜기의 재앙의 심각성이 상상을 초월했던 것입니다. 죽음이 눈앞에 다가온 것입니다.

이같은 메뚜기 떼는 오늘날의 기술로도 물리쳐내기가 어렵습니다. 인간의 문명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자연을 이겨낼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고대의 인간들이 이런 자연재앙에 대해 가졌을 두려움은 우리 시대보다도 훨씬 컸을 것입니다.

모세가 바로의 간청을 듣고 하나님께 기도하였을 때 하나님은 이번엔 서풍을 불게 하셨습니다. 바람으로 일으킨 메뚜기 떼를 바람으로 몰아내십니다.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서풍은 동풍과 반대로 메뚜기 떼를 사막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 자연을 만드신 분이 자연을 다스리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시 가장 큰 문명 국가였던 애굽도, 그들의 우상도 할 수 없고, 오직 세상의 주관자 되시고 창조주 되신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역사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하나님과 자연 앞에서 인간과 인간의 문명은 참으로 미약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오늘날에도 우리의 문명이 대단한 줄 알고 있지만, 실은 그 문명이 우리를 멸망의 길로도 인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개발과 성장의 미명 아래 진행되는 자연과 환경의 훼손, 그것은 인간의 교만함의 증거이기도 합니다.

바로의 교만이 그로 하여금 죽음 앞에 서게 한 것을 보면서 우리의 마음가짐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앞에서 심령의 가난함을 항상 잃지 않는 주의 일꾼들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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