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315장

오늘 본문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받는 말씀입니다.

십계명은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겠다고 다짐한 이스라엘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인간이 정한 규칙이 아닌, 하나님께 구원받은 백성들, 애굽의 종되었던 집에서 인도함을 받은 사람들이 지키고 살아야 할 말씀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백성들이 걸어가야 할 길이기도 합니다.

길을 가다 보면, ‘이 길로 가시오’라는 이정표도 보게 되지만, ‘이곳으로는 갈 수 없습니다.’라는 금지된 푯말도 만나게 됩니다. 4계명과 5계명은 ‘-하라’는 긍정형 명령이지만, 그 둘을 제외하고는 ‘-하지 말라’는 금지 명령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 말라’는 금지 명령이 훨씬 더 많은 이유는 사도 바울이 롬7:19에서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라고 고백했던 것처럼 우리의 본성은 선을 향하기보다는 악을 향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와 같은 타락한 우리의 본성을 향해 하나님께서 내린 치유의 처방과도 같은 말씀입니다.

그런데 부정형의 명령으로 되어 있지만, 그 말씀들이 지향하는 바는 지극히 긍정적인 것입니다. 앞의 세가지 계명은 하나님을 사랑하기를 바라시는 마음이 담겨 있고, 5~10계명은 구원받은 백성들끼리 서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사랑의 방법도,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도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으로 말씀하고 계십니다.

진정한 영성은 명상이나 기도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통해 완성이 됩니다.

그런데 이 두 기둥 사이에 4계명이 존재합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는 것, 이것이 앞의 세 계명과 뒤의 6계명의 근간이 되는 계명입니다. 사람이 안식일을 정기적으로 지켜가면서 자신이 하나님께로부터 왔음을 알고, 하나님께 속한 생명임을 늘 상기시킵니다. 그것을 기억할 때에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를 밝히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안식일은 하나님을 기억함과 동시에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야 할 삶의 방식도 기억하게 되는 날입니다. 그러므로 이 날은 단순한 하루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거룩한 날이 되는 것입니다.

안식일을 놓치게 되면, 서서히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살게 됩니다. 그래서 4계명은 십계명의 중심 계명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 계명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 거룩한 백성, 제사장 나라로 살아가는 핵심이 됩니다. 이것을 말씀하시기 위해 하나님이 모세와 백성들에게 나타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타나심은 그저 당신의 존재를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결국 당신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핵심은 그분의 말씀을 듣는 것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듣는 중심에 안식일, 즉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삶이 있음을 항상 기억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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