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이 이번에 본 환상은 큰 전쟁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1절 중반부에 보면 ‘그 일이 참되니 큰 전쟁에 관한 것이라’했습니다.  ‘일’은 ‘말씀’으로도 번역될 수 있습니다. ‘그 말씀은 참되다’ 로 이해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큰 전쟁에 관한 환상이 참되다는 말씀은 결국 그 환상대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다니엘이나 다니엘의 이 환상이야기를 듣는 하나님의 백성들은 그 참된 환상을 붙들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굳건하게 인내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가올 전쟁에 대한 환상의 말씀은 노년에 이른 다니엘로 하여금 큰 탄식을 가져오게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다니엘은 3주 동안 슬퍼하며 좋은 음식을 먹지 않고, 고기와 포도주를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아마 다니엘은 그 다가올 전쟁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의 미래를 염려하며 그들의 안전과 평안을 위해 기도하였던 듯합니다. 다니엘이 늘 기도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은 신실하셔서 진심으로 기도하는 이들을 돌보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 외에는 자기 백성을 도울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기도는 가장 강력한 도움과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다니엘이 환상 가운데 본 대상은 세마포 옷을 입고, 우바스 순금 띠를 띠었습니다. 몸은 황옥같고 얼굴은 번갯빛 같고 눈은 횃불 같았고 그의 팔과 발은 놋과 같고 그의 목소리는 무리의 소리와 같았습니다. 이분이 누구이실까?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 천사 가브리엘 이렇게 세분으로 해석하지만, 계시록 1장(13-15절)에 나타나신 예수님의 모습과 아주 비슷합니다. 환상이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알게 하십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다니엘만 있지 않았습니다. 다니엘과 함께 있던 사람들은 환상을 보지도 못한채 들려오는 소리에 놀라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다니엘만 남아서 환상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다니엘도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얼굴빛이 죽은 자처럼 되었고 힘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급기야 그가 말하는 소리를 듣고 정신을 잃었습니다.

이것은 환상의 내용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하나님을 구하고 그의 말씀을 듣는다는 것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압도하는 일인지를 깨닫게 해 줍니다. 마치 주님 앞에 선 베드로가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입니다’ 떨며 고백했던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과 만나는 것은 그와 같은 무겁고 고통스러운 일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힘이 빠진 다니엘을 위로하시고 위로부터 오는 힘을 주십니다. 광야에서 쓰러진 엘리야에게 로뎀나무에서 그러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므로 진정 하나님의 말씀을 대하는 것이 두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 하나님의 위로하심과 새롭게 거듭나는 변화의 경험을 갖게 되므로 두려움만으로 대할 일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이런 소망을 가져봅니다. 우리도 민족과 교회 공동체를 위해 탄식하며 기도할 때 비록 두려운 일이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으로 임재하는 경험을 주시고, 하늘로부터 오는 힘을 얻게 하여 주시기를 소망해 봅니다. 그리고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이 일하시는 복의 통로로 쓰임받게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