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수에로 왕의 곁에 하만이란 자가 있었습니다. 왕은 하만의 지위를 자신보다 한단계 낮은 2인자의 자리에까지 올렸습니다. 게다가 왕은 제국의 백성들이 하만에게 경의를 표하도록 하는 명령을 내렸고, 모든 신하와 관리들은 그런 하만에게 무릎을 꿇고 경의를 표했습니다.

그러나 모르드개만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무릎을 꿇어 절을 한다는 것은 마치 신을 경배하는 것처럼 여겨졌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모르드개가 자신이 유대민족 출신이라는 것을 밝힌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러나 하만에게는 그런 이유가 귀에 들어올 리 없었습니다.

하만은 모르드개가 자신에게 무릎도 꿇지 않고 절도 하지 않는 것이 너무 화가 났습니다. 그러다가 그가 유대인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만은 모르드개 한사람만 죽여서는 성에 차지 않을 것 같아 그의 민족 모두를 죽일 계략을 꾀하게 되었고, 왕을 설득하여 어느 정해진 날에 다른 민족들이 유대민족을 죽이고 그들의 재산을 탈취하여도 좋다는 조서를 내리게 하였습니다.

하만은 너무 비상식적이고 잔인한 계획을 꾸몄고, 왕은 하만이 은 일만달란트를 낸다고 말하니 그의 뜻에 동조해 조서를 내리도록 했습니다.

모르드개 한 사람을 향했던 하만의 분노가 너무 크게 번져 자칫 유대민족 전체를 태워버릴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로 수산궁도 어수선해졌습니다.

그런데 하만은 왜 그리 작은 일로 이렇게 큰 분노를 드러내고 있는 것일까요? 원래 사악하고 잔인한 사람이기 때문일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보다 합리적인 이유를 추측해 볼 수 있는 구절이 있습니다.

1절입니다. 하만을 소개하면서 성경은 그의 조상의 이름을 기록했습니다. 아각 사람 함므다다의 아들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각이란 아말렉 족속의 왕이었던 자입니다. 사울 왕이 아말렉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후 사로잡은 아말렉의 왕입니다.

하나님은 아말렉을 진멸하라고 하셨지만 사울은 불순종했습니다. 후에 사무엘이 알고 아각을 죽이게 됩니다. 그 후손이 하만이었습니다. 아말렉은 출애굽 때부터 이스라엘을 괴롭혔고, 사울, 다윗 시대에도 끊임없이 이스라엘과 대적한 민족입니다. 대대로 원수관계였습니다.

그 악연의 역사는 하만도 알고 모르드개도 압니다.

하만이 모르드개만이 아니라 유대민족 전체를 죽이려고 한 것은 개인적인 분풀이 차원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자기 민족의 원수인 유대인들의 씨를 말리려는 계략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하만이 유대민족 전체를 죽이려고 계획한 순간부터 이 싸움은 하만과 하나님과의 싸움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유대인들을 멸하도록 내버려두실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개입으로 인해 하만의 계획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그리고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방법이 얼마나 오묘한지를 우리는 읽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어떤 순간에도 당신의 백성을 지키시는 분이심을 에스더서는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우리가 신실하게 주님을 따르기만 하면 우리의 힘을 벗어난 영역에서의 도움은 분명히 여호와 하나님께로부터 오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하루도 주님의 길에 서서 살아가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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