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가 성전 앞에서 소리 높여 울며 기도하는 것을 본 많은 백성들이 크게 통곡하였습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람들이 에스라 앞으로 모여들었습니다.

그중에 스가냐라는 사람이 에스라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범죄하였지만 아직 소망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권면과 에스라 제사장의 가르침을 따라 이방인 아내와 자녀들을 다 내보내기로 하나님 앞에 약속하겠습니다.” 라는 엄청난 선언을 하였습니다. 이것은 놀라운 결정이었습니다.

이미 가족을 이루고 자녀까지 낳고 살아가고 있는데, 아내와 자식들을 버리겠다는 말이었습니다. 한편으론 비극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하나님의 말씀을 따랐더라면 이같은 생이별의 고통을 당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굉장히 가슴 아픈 결정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에스라가 그 말을 듣고 일어나 제사장들로 하여금 백성들에게 알리고 스가냐가 말한대로 할 것을 맹세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에스라는 여호하난의 방으로 들어가 먹지도 마시지도 않으며 금식하고 슬피 울었습니다. 그들의 죄 때문에 울기도 하였겠으나 수많은 가족들이 생이별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인해서도 가슴이 아팠을 것입니다.

그러나 에스라가 보기에 이 일은 단행되어야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에스라는 포로에서 귀환한 모든 사람들을 소집하였습니다. 소집에 응하지 않으면 재산을 몰수하고 공동체에서 쫓아내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모든 백성들이 듣고 알아야 하겠기에 한 사람도 예외가 없도록 하기 위해 에스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시행하면서 이 일을 진행했습니다.

백성들이 모였을 때 에스라는 하나님 앞에 죄를 자복하고 이방사람들과의 혼인관계를 끊으라고 촉구하였습니다. 모든 회중이 에스라의 말에 따르겠다고 외쳤습니다. 물론 아주 소수였으나 에스라의 결정에 반대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이 반대한 이유는 이방의 우상들을 섬기겠다는 의미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미 가정을 이룬 이들을 억지로 끊어내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여겨 반대했을 것입니다. 에스라도 이들의 이름을 15절에 기록하고 있지만, 그들을 향해 제재나 징계를 주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본문의 사건은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일은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결정일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 에스라가 처한 상황이나 이스라엘의 신앙적 상태에서는 꼭 풀어야 할 숙제와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인간적 정서상 어렵다고 하여 그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또다시 멸망의 길로 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에스라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었습니다.

게다가 신앙이란 것이 세우기는 너무 어려운데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신앙적 자리를 진지하게 성찰하는 것은 너무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이 일을 게기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시 한 번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을 것입니다. 또한 신앙을 포함하여 인생의 여정에 있어서 첫 걸음을 어떻게 떼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첫걸음 떼기 전부터 기도하고 숙고하고 신중한 결정이 있어야 합니다.

잘못 뗀 걸음을 돌이키는 것은 아픈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우리들이 매순간 옳은 결정을 할 수 있을 만큼 완전한 삶이 아니기에 꼭 필요한 일이 과정이 있습니다. 그것은 순간순간 우리 신앙의 자리가 어떤지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그 시간이 우리를 덜 실수하게 하고, 더 바른 길을 선택하게 하고 진정 우리를 날마다 새롭게 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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