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1절에서 교인들에게 이런 말씀을 남깁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라” 이것은 무슨 말일까요?

하나님의 아들을 주신 측량할 수 없는 그 사랑의 무게를 싸구려 그 무엇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들을 향해 경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분의 희생의 피를 너무 값싸게 취급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의 말씀일까요?

우리에게 베푸신 그리스도의 희생의 피값이 세상의 어느 것으로도 바꿀 수 없는 존귀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구원받은 자의 삶을 고귀하게 여기지 않고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는 이들을 향해 하시는 경고의 말씀입니다. 거저 받은 은혜라고 해서 그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처럼 하찮은 구원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바울은 자신이 받은 구원의 값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고 있기에 자신의 직분과 행동을 통해 혹여라도 주님께 누가 될까 하여 함부로 살지 않았노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14절 이하의 말씀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믿지 않는 자들과 멍에를 함께 매지 말라”고 하십니다. 멍에를 맨다는 것은 한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상태를 말합니다. 멍에를 메는 순간 두 짐승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없습니다. 좋든 싫든 같이 가야만 합니다.

믿지 않는 이들과 멍에를 맨다는 것은 불신앙에 동화되고, 불의함에 동화되고, 비신앙적인 것에 연합하는 것을 말합니다. 때론 이익 때문에, 체면 때문에, 이런저런 이유로 불의함과 불신앙과 비신앙적인 것에 동의하고 따라가는 순간이 있게 됩니다. 이것은 옳지 않은 일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정결한 것과 불결한 것이 같이 갈 수 없고, 그리스도와 벨리알 우상이 조화될 수 없는 것처럼 성도는 불신앙의 사람들과 하나될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이 말씀이 믿지 않는 사람들과는 어떤 일도 협력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주신 말씀은 아닙니다.

우리 사회와 같은 다종교 사회에서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무신론자나, 타종교인들과 협력하는 일은 늘상 있는 일입니다. 그런 협력을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들의 불신앙, 불의함, 속됨에 동화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그들과 동화되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16절과 18절에서 분명한 근거를 제시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성전이요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존재인 교인들이 주님의 희생의 피로 구원받은 이후 거룩함으로 나아가지 않고, 신앙생활하면서 여전히 옛 삶의 모습을 가지고 산다면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사람들이 보기에도 위선적이며, 추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여기는 삶입니다.

우리 구원받은 성도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가운데 거룩함에 이르는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야 합니다. 끊어내야 할 것은 끊어야 합니다. 아무에게도 거리낌이 되지 않으려고 살았던 바울처럼 우리도 세상에 거리낌이 되지 않게 살아야 합니다.       성도와 교회로서의 길을 지키려고 애써야 하는 것이 우리의 본분이라고 믿습니다.

홀로 그 길을 가려면 힘듭니다. 그래서 교회 공동체가 함께 가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육과 영의 모든 더러움을 떠나 우리 자신을 깨끗하게 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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