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은 고린도 교회 내에 논란이 되었던 또 다른 문제에 대한 말씀인데, 예배드릴 때의 태도와 복장에 대한 전통 그리고 남녀의 권위, 질서의 문제를 약간 언급하고 있는데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가부장적인 개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체적 맥락에서 보면 오히려 당시의 관점보다 더 여성의 권익을 존중하는 말씀을 남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울은 남성은 예배당에서 머리에 아무 것도 쓰지 말라고 권면하고 있는데 여성에게는 머리에 무언가를 쓸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머리’는 ‘권위’를 의미합니다. 자신보다 상위의 존재가 있음을 인식하게 해 주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바울은 남성의 머리는 그리스도이기 때문에 머리에 아무 것도 쓰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다른 것을 쓰는 것은 다른 권위를 높이고 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혼한 여성에게는 그의 머리가 남편이 되기 때문에 머리에 무언가를 쓰거나 두르도록 했던 것입니다. 자신보다 더 높은 권위자가 있음을 고백하고 인식하며 예배드리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여성들에게 머리에 무언가를 두르라는 요청은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습니다. 고린도와 같은 성적인 방종이 심했던 도시에서 머리에 아무 것도 두르지 않은 여성은 미혼 여성으로 인식되어 여성 교인들이 다른 남자들의 유혹에 노출될 수도 있었기에 이 부분은 당시 사회여건상 결혼한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요소이기도 했습니다.

바울은 2절에서 이런 내용들이 자신이 복음을 전할 때 알려주었던 가르침이었고, 전통이었음을 언급했습니다.

앞부분의 말씀은 예배 안에서의 지켜야 할 규범, 예배 참석하는 자의 지켜야 할 태도에 관한 말씀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 우리 문화에서는 옷을 깨끗하게 갖추어 입고 가는 것을 지켜야 할 예의라고 여기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리고 바울은 뒷부분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보완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남성은 하나님에게서 났고, 여성은 남성(갈빗대를 취하여 창조하심)에게서 났습니다. 그런데 이후 인류의 역사는 남성은 여성에게서 태어나게 됩니다.

결국 남성과 여성의 존재는 어느 누가 높은 위치에 있느냐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질서상 남자의 권위를 인정하기는 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상호보완적 역할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11절에서 주 안에서는 남자만 있거나 혹은 여자만 있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바울의 인식은 당시 사회가 가진 인식보다 여성의 권익을 크게 존중하는 말씀입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모든 존재가 다 존귀합니다. 신분의 장벽도, 성별의 장벽도, 인종의 장벽도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이 땅에 태어났으며 주의 일꾼으로 부름 받고 세워진 존재입니다. 우리에게는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가는 믿음의 과정이 있을 뿐입니다. 서로가 각자의 여건과 처한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 드리는 삶을 사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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