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예언은 2장까지이며, 하박국의 마지막 장은 하박국의 기도이자 노래로 끝을 맺습니다.

시가오놋에 맞춘 기도라고 1절에 소개하는데, 시가오놋은 ‘애가(哀歌)’입니다. 탄원시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시편 42:5에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여전히 찬송하리로다”는 마음을 떠올리게 하는 기도입니다.

현실은 슬프고 고되지만, 하나님의 임재를 소망하며 현실을 이겨내려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하박국 3장을 칠칠절 회당 예배 때 읽는다고 합니다. 하박국의 기도가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나타나신 것을 연상하기에 율법을 주신 것을 기념하여 칠칠절에 읽는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오순절 성령 강림과도 연결이 됩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노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박국은 수년 내에 자기 시대에도 주님이 오셔서 부흥하게 해 달라고 간구합니다(2절). 진노하시는 중에라도 잊지 말아달라고 간구합니다.

시내산에서 모세와 백성에게 내려오셨듯이 자신의 시대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임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오시면 하늘이 그의 영광으로 덮이고 땅이 진동하고 온 나라가 두려워 할 것입니다. 8절에 보면, 하나님이 오실 때 말을 타고 구원의 병거를 몰고 오시기를 구하고 있습니다. 활을 쏘시고, 땅을 조각내 주시기를 구합니다. 산이 비틀거리고 바다가 소리 지르고 높이 치솟게 될 것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님이 화살을 당기고 창을 던지시면 그 빛 때문에 해와 달이 멈추게 될 것이라고 노래합니다. 그야말로 하나님이 오시는 순간 천지가 개벽하는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지금 한창 힘을 휘두르고 있는 갈대아도 그분 앞에서 맥을 못 추게 될 것입니다.

16절에서 하박국의 간절한 소원이 무엇인지 드러나는데, 개역개정은 그 의미를 잘 드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문장을 새 번역은 이렇게 번역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우리를 침략한 백성이 재난당할 날을 기다리겠다.” 하박국의 소원은 갈대아를 향한 하나님의 심판입니다. 그들이 재앙을 당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박국은 거기서 기도를 끝내지 않습니다. 의외의 고백으로 기도를 맺고 있습니다. 하박국 기도의 결론이 17-19절에 있습니다.

‘무화과 나무에 열매가 없고,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고,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고, 밭에 먹을 것이 없고, 우리에 양이 없고,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하나님으로 인하여 즐거워하고 구원의 하나님으로 인해 기뻐할 것이다. 주 여호와가 나의 힘이시다.’

없는 것 투성이입니다. 죄다 없는데 있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믿음 그것 하나만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없는 모든 것 보다 있는 그 하나가 하박국을 즐겁게 하고 기쁘게 하고 있습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많은 ‘없는 것’에 주목하지만, 하바국은 단 하나 ‘있는 것’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박국이 2장에서 어떤 응답을 받았습니까? 의인이 무엇으로 산다고 하셨습니까? ‘믿음’입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즐겁고 기뻐하는 신앙이 하박국의 신앙입니다. 이 기도의 고백이 하박국의 기도의 결론입니다.

시대가 어둡고 혼란스럽고 아파도 하나님이 오실 것을 소망하며 사는 믿음이 하박국에게 있으며, 하나님은 그 믿음대로 응답하셔서 임하실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이 믿음이 있기를 바랍니다. 진정 믿음으로 사는 신앙인이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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