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말씀은 약간은 당황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마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세술을 가르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먼저 15절을 보면 전도자가 본 것이 두 가지인데, 의롭게 살다가 망하는 이와 악하게 사는데도 오래 사는 이였습니다. 신명기가 가르치는 신앙의 가르침과 다른 현실을 본 것입니다.

악한 자는 하나님의 심판으로 멸망을 당하고 의인은 복을 얻어야 하는데 세상 현실이 꼭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님을 본 것입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있음을 안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전도자만의 고민이 아니라 우리들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현실이 이렇다면 우리가 늘 의로움을 추구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도자는 이렇게 권면합니다. “너무 의롭게도 살지 말고 너무 악하게도 살지 말아라” 그렇게 하다가는 자기의 명대로 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를 붙잡되 다른 것도 놓치지 말아라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라’고 했는데, 새번역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극단을 피한다” 라고 번역했습니다. 너무 의로우려고 하는 것도, 너무 악하게 사는 것도 결국 극단으로 치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처세술로 이해될 수도 있는 말씀이겠지만, 전도자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사람이 완벽하게 선을 행하려고 굳은 결단을 하여도 실수할 때가 있습니다. 완벽하게 하려고 할수록 실수할 때마다 스스로도 힘에 겨워 절망할 것이고, 완벽하지 않은 타인을 향해서는 날카롭게 날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에게도 타인에게도 죽이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나치게 의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유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전도자는 너무 완전하게 의로움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에게 이 충고를 주려고 한 것 같습니다.

좋은 신앙인이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 가운데 중심을 잡고 있으면서 동시에 자신과 타인의 실수에 대해 관용과 긍휼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생각해보면 이 말씀의 의미를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 여기는데, 간음한 여인을 데려와 돌로 치려는 자들에게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하시면서 주님도 그 여인을 정죄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당부하셨을 뿐입니다.

완전하고 죄 없는 예수께서 여인에게도 자신과 같은 완전함을 요구하셨다면 먼저 돌로 그 여인을 치셨을 것입니다. 당신을 배신한 베드로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으시고 징계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행보는 그런 것과 다르셨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면서 모든 것을 용납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어떤 길이 나와 타인을 살리는 길인가를 생각해본다면 나의 허물에 대해서나 타인의 허물에 대해서도 관용의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들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의 길을 벗어나지 않는 전제 안에서 주는 말씀입니다.

21절 이하의 말씀들도 그런 차원에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남의 이야기에 마음 쓴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내게 대하여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신경 쓰는 행위입니다. 평판이 안 좋으면 화가 나고 불쾌해지겠죠. 스스로의 행동에 절망하고 낙심하겠죠.

일일이 신경 쓰다 보면 삶의 균형을 잃게 됩니다. 남의 뒷말에 너무 신경쓰는 것도 인생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종이 자기를 욕하는 것을 들을 수도 있다는 21절 말씀은 굉장히 현실적이면서 위트가 있습니다.

‘너도 남 욕하지 않느냐’ 전도자는 우리 마음을 콕 찍어 말합니다. 맞습니다. 우리도 남 욕합니다. 그러니 남도 우리 욕하는 것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28절 말씀이 그런 얘기입니다. 진정한 의인 찾으려고 했는데 겨우 천 명 중 한 사람을 남자 가운데서 찾았고 여자들 가운데서는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 말은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는 말씀과 맥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완전한 사람은 없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완벽하려고 하면서 인생을 사는 것은 지혜로운 것이 아니라는 가르침입니다.

우리의 인생의 목적은 비틀거리더라도 주를 경외하는 삶을 사는 것이지, 완벽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전도자의 가르침을 통해 새겨 듣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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