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221  수  막15:33-47  151장

제육시 즉 정오 12시부터  온 땅에 어둠이 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제구시, 오후 세시까지 어둠이 지속되었습니다. 오후 3시가 되었을 무렵, 예수님은 고통 속에 하나님을 향해 ‘어찌하여 나를 버리십니까?’라고 외치셨습니다.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엘리야를 부른다고 수군거렸습니다. 그러자 누군가 해면을 신 포도주에 적셔 주님에게 마시게 하며 엘리야가 와서 저를 내려주나 보자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때 주님은 큰 소리를 지르시고는 숨을 거두고 마셨습니다.

그때 성소에서는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두쪽이 되었습니다. 가장 거룩한 곳 지성소와 성소 사이를 나누고 있던 휘장이 찢어진 것입니다.

대제사장 한 사람 외에는 어느 누구도 출입이 금지된 공간이 지성소였는데, 그곳의 휘장이 찢어졌다는 것은 예수의 죽으심이 지성소와 성소를 가르는 장막을 끊어내셨다는 뜻입니다.

이제 누구든지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이전에는 휘장이 지성소로 들어가는 출입구였다면 이제는 휘장은 사라지고, 예수께서 하나님으로 들어가는 문이 되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편 예수님의 죽으심을 가까이서 지켜보던 로마의 백부장은 주님이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고서 “이분은 참으로 하나님의 아들이시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의 생전에 그가 주님을 만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마지막 주님이 숨을 거두시는 순간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알게 된 것입니다.

멀리서 주님을 바라보는 여인들이 있었습니다. 막달라 마리아, 작은 야고보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 등이 주님이 죽으시는 순간까지 그곳에 있었습니다. 주님의 죽음의 현장을 지킨 사람들은 제자들이 아니라 여인들이었습니다.

여인들이라고 왜 두려움이 없었겠습니까? 그런데도 여인들은 주님 곁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주님이 죽으시는 순간 외롭지 않도록 곁을 지켜준 것입니다. 가장 고통스럽고 절망적인 순간, 아무도 남아 있지 않고 아무도 그 아픔을 대신할 수 없는 그 순간에 곁에 있어준다는 것만으로도 주님에게는 큰 힘이 되셨을 것입니다.

어쩌면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처음으로 여인들에게 당신을 보여주신 것도 이런 이유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이 죽으신 후 산헤드린 공의회원인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빌라도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빌라도에게 예수님의 시신을 내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아직 대제사장 무리들의 서슬퍼런 눈이 지켜보고 있었을 텐데 요셉은 용기를 내어 자신이 주님의 제자임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래서 43절에 마가는 ‘당돌히’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입니다. 이 말은 ‘어떤 일을 시도하거나 행동하는데 충분한 용기가 있다’는 의미의 단어입니다. 이전까지는 제자임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가 주님의 죽으심을 본 후 요셉이 더 담대해진 것입니다.

외경인 빌라도 행전에 따르면 요셉은 예수님의 시신을 훔친 죄로 40년간 감옥에 갇혀 지냈고, 예수님의 영이 그에게 최후의 만찬 때 사용하신 성배를 맡겼는데, 그것을 가지고 영국으로 건너가 교회를 세웠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예수님의 죽으심을 보면서도 여전히 조롱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 반면 백부장과 같이 그 죽으심을 보고 하나님의 아들 되심을 고백하는 사람도 있고, 아리마대 요셉처럼 이전과 다른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나옵니다.

우리들은 자주 말씀을 읽고 듣고, 예수님을 입에 올리고 기도하고 찬양합니다. 그만큼 고백도 깊어지고 그만큼 변화된 모습도 많아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사순절을 통해 더욱 성숙해질 수 있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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