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545장

오병이어로 오천명을 넘게 먹이신 놀라운 기적을 행하신 주님은 즉시 제자들을 재촉하셨습니다. 그곳에 머물러 백성들에게 영광을 취하지 않으시고 서둘러 떠나신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제자들은 배로 건너편으로 가게 하신 뒤 당신은 홀로 기도하러 산으로 가셨습니다.

헬라어 원문에 의하면 ‘혼자’라는 ‘모노스’라는 말은 여기서는 ‘홀로, 외로이’라는 의미로 쓰이기보다는 ‘단독으로, 다른 이의 방해없이’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놀라운 기적 속에 취하지 않으시고 영광을 받으실만한 일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의 방해를 받지 않는 곳에서 하나님과 대면하여 기도하고 예배드리시기 위해 산으로 가신 주님의 모습을 저의 삶에도 입혀 가고 여러분도 그러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런데 제자들이 탄 배가 풍랑을 만났습니다. 어부 출신 제자들이 있는데도 배를 제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밤 사경 쯤, 즉 이른 새벽 3-6시 사이에 예수님이 제자들 곁으로 오셨습니다. 풍랑과 사투를 벌인 지 최대 6-9시간 정도가 지나서야 나타나신 것입니다. 제자들은 유령인줄 알고 놀랐으나 주님은 당신임을 알리시며 ‘안심하라’고 하셨습니다.

풍랑 속에 있는 제자들을 보셨을텐데도 늦게 나타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하나님과의 기도의 시간을 다 마치시고 오셨을 수도 있고, 아니면 제자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풍랑을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고 주의 도우심을 간절히 바랄 때까지 기다리셨을 수도 있습니다. 아마 후자의 의미가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철저하게 주님만을 의지하는 그 때, 나의 경험과 의지, 고집과 자만이 다 꺾이고 내려놓아지게 되는 그 때가 하나님의 역사가 드러나는 순간이 되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읽으면서 우리의 믿음이 이러하기를 다시 한번 소망했습니다. 아기가 온전히 엄마만 바라보고 의지하는 것처럼 우리가 주님을 바라보고 의지하는 것이 그렇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주께서 오셨다는 것을 알고 베드로가 자신도 물 위를 걷게 명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주께서 ‘오라’하셔서 물 위를 잠시 걷는 순간 출렁이는 풍랑을 보게 됩니다. 베드로의 눈길이 주님에게서 풍랑에게로 옮겨진 그 순간 베드로는 바다 속으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시선이 주님에게서 다른 곳으로 옮겨질 때, 믿음의 자리를 두려움이 차지하게 될 때, 우리도 끝을 알 수 없는 고난의 바다 속으로 잠기게 됩니다. 그러나 염려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다시 주님을 바라보면 손을 내밀어 건져주십니다. 그러나 바라기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의 시선을 주님께로 향하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주님께서는 항상 우리를 지키시는 선한 목자로 우리의 길을 인도하여 주실 것입니다. 질병과 재난의 풍랑 속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임마누엘의 주님이 여러분과 함께 하시고 계신 것을 늘 기억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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