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220  화  막15:24-32   154장

로마의 군사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그리고 군사들은 예수님의 옷을 나누고 누가 어떤 것을 가질지 제비를 뽑았습니다. 그들은 지금 자신들이 십자가에 못 박은 분이 누구이신지를 모른 체 죄수의 옷을 나눠가지려고 작은 탐욕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렇듯 자신 앞에 계신 거룩하신 분의 존재를 외면하면 누구라도 자신의 탐욕 속에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신앙은 우리 스스로가 하나님 앞에 서 있다는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구약의 말씀 가운데에는 ‘하나님 앞에서’라는 말씀이 많이 등장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먹으라, 하나님 앞에서 즐거워하라’.

‘하나님 앞에’라는 우리의 실존을 그렇게 고백하였던 것입니다. 그 고백이 살아 있어야 신앙인으로 살아갈 힘을 얻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못 박은 시각이 아침 9시였습니다. 안식일이 되기 전에 죄수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려면 이른 아침에 처형해야 했습니다. 십자가에서 죽음에 이르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만일 시간이 오래도록 죄수들이 죽음에 이르지 않으면 다리뼈를 부러뜨려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듯 십자가의 죽음은 오랜 시간 고통을 느껴야 하는 잔인한 형벌이었습니다. 그래서 로마의 시민권을 가진 사람에게는 십자가 처형을 행하지 않았습니다.

주님이 십자가에서 죽음과 싸우고 계실 때 십자가 아래에서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모욕하며 조롱하였습니다. 주님이 생전에 하신 말씀을 언급하며 ‘성전을 헐고 사흘에 짓는다는 자여 네가 너를 구원하여 십자가에서 내려오라’고 조롱하는 이도 있었고, 십자가에 못 박힌 죄수들도 예수님을 조롱하였습니다.

예수님을 죽이는데 적극 관여한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도 예수님을 보면서 ‘저가 남은 구원하였으되 자기는 구원하지 못하는구나.’라고 희롱하였습니다.

죽음에 이르시는 시각까지 주님은 조롱과 비웃음 속에 처하셨습니다. 사실 죽는 순간까지 이런 조롱과 비웃음을 당한다는 것은 너무 괴로운 일입니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아마 분노와 원한 속에 죽었을 것입니다. 눅23장 34절에 보면 예수님은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지 못하고 있으니 그들을 용서해 달라는 기도까지 하셨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은 모든 조롱과 수치를 다 받으시었는데,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죄를 짊어지시기 위한 것이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주님이 지신 십자가는 생명을 살리고 구원하는 큰 길을 여신 은혜의 십자가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우리에게 주시는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살고 다른 이들을 살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저와 여러분에게 주신 십자가를 지고 자기 부인의 길로 가는 존귀한 하루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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