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둘째날 본문은 마지막 유월절 만찬에 관한 말씀입니다. 출애굽 당시 10번째 재앙이 내리기 전 이스라엘의 모든 집에서는 어린 양의 피를 집의 문 기둥과 위쪽 인방에 뿌려 생명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대대로 이 구원의 날을 기념하여 절기예배를 드리고 음식을 나누었습니다. 바로 그 유월절 식사를 하시면서 오늘의 말씀을 주신 것입니다.

포도주 잔을 주실 때에는 “이것은 죄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죄사함을 얻게 하는 피’라는 말씀은 우리를 죄로부터 구원하신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언약의 피’라는 말 속에는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과 시내산 계약을 맺으셨던 하나님께서 이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을 얻게 될 이들과 새로운 언약을 맺으시겠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성찬에 담긴 의미입니다.

우리가 성찬에 참여한다는 것은 죄 사함을 얻었다는 믿음의 행위이며, 이제 언약의 백성으로 살겠다는 고백의 행위입니다.

이 의미를 성찬의 자리마다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만찬을 마치신 주님과 제자들은 감람산으로 찬송하며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제자들에게 “오늘밤에 너희가 다 나를 버릴 것이다. 그러나 내가 살아난 후에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갈 것이다.”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뜬금없이 하시는 말씀에 베드로가 “비록 모든 사람이 주님을 다 버릴지라도 저는 결코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나섭니다. ‘제가 주님을 버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라고만 말해도 되는데 다른 사람을 걸고 넘어간 베드로, 성미가 참 급합니다.

그 말을 들으신 주님은 베드로가 당신을 세 번 부인하게 될 것이라는 예고를 하십니다. 그러자 다시 죽는 한이 있어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 말합니다. 더불어 다른 제자들도 같은 다짐을 하였습니다. 우리도 결과는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이들의 다짐은 주님이 잡히시는 순간 모두 허공에 날아가 버렸습니다.

다짐하는 순간만큼은 죽어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우리의 의지라는 것이 우리 스스로 생각하는 만큼의 수준이 되지는 못합니다. 그것을 알지 못하는 우리들은 지키지 못할 약속이나 다짐들을 참 많이 하고 살아갑니다.

우리는 가끔 베드로처럼 스스로의 믿음을 과대평가할 때가 있습니다. ‘난 저 사람과는 달라. 그런 죄는 절대 짓지 않아.’ 그렇게 자신하다가 제자들처럼 넘어지는 것이지요. 우리는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기를 주저하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은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는 사람에게 임하는 법입니다.

약함을 인정할 때만이 하나님께 진정으로 도움을 구하게 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위안이 되는 말씀은 예수께서 제자들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시겠다고 말씀한 부분입니다. 주님도 제자들의 실패를 알고 계셨습니다. 그뿐 아니라 그 실패가 그들을 제자의 자리가 아니라 옛 삶의 자리로 몰고 갈 것도 아셨습니다.

실패한 성도들, 믿음의 자리에서 넘어진 이들이 다시 옛 삶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 한 가지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그 자리에 먼저 가셔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실 것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거기서 다시 우리를 만나 주시고 회복하여 주시고 다시 사명의 자리로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그러니 실패하였다고 아예 주저 앉지 마시고,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주님께 손을 내미시기를 바랍니다. 반드시 우리 주님의 도우심이 함께 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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