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160장

안식 후 첫날, 즉 주일 새벽에 막달라 마리아와 또 다른 마리아가 예수님의 무덤을 향해 갑니다. 그런데 큰 지진이 나더니 무덤의 돌이 굴려져 있었고 그 위에 천사가 앉아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 곁에는 대제사장들의 명에 의해 예수님의 무덤을 지키던 경비병들이 있었습니다. 대제사장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시신을 훔쳐갈까봐 군인들로 하여금 지키도록 한 것입니다. 이 경비병들이 자신들이 목격한 일로 인해 두려워서 떨고 있었습니다.

두렵기는 여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때 천사가 여인들에게 이렇게 말씀합니다. “무서워하지 말라.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를 너희가 찾는 줄을 알고 있다. 그는 여기 계시지 않고 /말씀하시던 대로 / 다시 살아나셨다. 빨리 가서 제자들에게 예수가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것과 제자들보다 앞서 갈릴리로 가셨다는 것을 전하라”고 하였습니다.

천사의 말대로 주님은 무덤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주님은 죽음 속에 계시지 않았다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여인들은 두려움과 기쁨이 교차하는 마음을 붙잡고 제자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예수께서 여인들 앞에 나타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조금 전에 천사가 일러준 말을 다시 여인들에게 전하십니다. ‘갈릴리로 가라 하라 거기서 나를 보리라’.

가장 먼저 부활의 증인이 된 사람들은 여인들이었습니다. 이 여인들은 부활의 첫 증인이었을 뿐 아니라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실 때에도 도망친 제자들과 달리 끝까지 그 자리를 지켜낸 여인들이었습니다.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의 첫 증인이 당시에 천시 받던 여인들이라는 사실이 역설적입니다.

미천하였지만, 주님을 가장 많이 사랑한 여인들에게 하나님은 축복의 증인이 되게 하신 것이라 믿습니다. 여러분들도 누구보다 더 주님을 사랑하시기를 축원합니다.

그런데 주님이 제자들을 향해 가라고 명하신 갈릴리는 어디입니까? 제자들의 고향입니다. 가장 많은 사역을 행하신 곳입니다. 그리고 그곳은 제자들의 삶의 현장입니다. 일상의 자리였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바로 그곳으로 향하신 것입니다. 부활의 주님은 어디로 오시는가? 우리 일상의 자리로 찾아오신다는 것, 우리의 일상에서 만나주신다는 것을 오늘 본문은 말씀해 주고 계십니다.

한편 여인들이 제자들에게 부활 소식을 전할 즈음, 무덤을 지키던 경비병들도 대제사장에게로 찾아가 부활소식을 전하였습니다. 소식을 들은 대제사장들은 장로들과 모의합니다. 그리고는 주님의 부활을 거짓으로 바꿀 계략을 짰습니다. 그들은 경비병들에게 많은 돈을 주면서 예수의 제자들이 시신을 훔쳐 갔다는 거짓말을 퍼뜨리라고 명령했습니다.

부활 소식을 듣고도 끝까지 자신의 권세를 지키기 위한 거짓 술수를 꾸몄습니다. 굳은살에 감각이 무뎌지듯, 거짓에 굳은 그들의 삶은 양심마저 완전히 마비시켜 버렸습니다. 비단 대제사장만이 아닙니다. 눈으로 주님의 부활과 빈 무덤을 목격한 경비병들도 대제사장이 돈을 손에 쥐어 주자 거침없이 거짓 소문을 만들어 냅니다. 그런데 그 거짓의 위력도 만만치가 않아 오늘날까지 즉 마태가 이 복음을 기록할 때까지 많은 이들이 그렇게 알고 있었다는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결국 부활을 목격한 이들의 진실한 증언과 자신의 탐욕을 지키기 위해 꾸며낸 거짓과의 싸움이 우리 시대에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났다는 이야기보다 시신을 훔친 후 거짓으로 부활했다고 꾸며댄 것이라는 이야기 중 합리적이고 그럴듯한 이야기는 대제사장들이 만들어낸 거짓 소문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잘 생각해 보십시오. 부활이 진실이라고 이야기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습니까? 그들이 지키려는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그들은 자기의 욕심, 재산, 때론 생명까지 내버리고 살았습니다. 그들이 지킨 것이라고는 부활의 주님, 부활의 진실이었습니다. 반면 부활이 거짓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으며, 지킨 것은 무엇입니까? 그들은 욕심, 권력, 돈을 지켰습니다. 그것을 지키고자 매수하고, 죽이고 거짓을 퍼트리며 살았습니다.

그렇다면 제자들과 대제사장들 이 두 그룹 중 정말 누가 진실을 말한다고 느껴지십니까?

여러분, 우리는 여인들과 제자들이 전한 황당하고 믿겨지지 않는 부활을 믿거나 믿으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정말 황당한듯한 이야기지만, 그 부활을 목격한 이들의 삶이 더 진실하고 값진 것임을 알기에 우리도 부활의 증인의 후예가 된 것입니다.

훗날 우리의 후손들도 거짓 소문을 지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될 것입니다. 그건 꾸며낸 것이라는 얘기도 들을 것입니다. 과학적으로 말도 안 된다는 얘기도 들을 것입니다. 만약 우리 후손들이 예수님을 만나는 경험을 갖지 못했다 할지라도 그들은 이것 하나는 기억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은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얼마나 진실되게 살았는지, 얼마나 큰 사랑으로 다른 사람들을 돌보고 섬겼는지... 그것을 기억하며 그들도 고백할 것입니다. “난 부활을 믿어, 부활의 예수님을 믿은 선조들이 얼마나 진실하고 자비로운 삶을 살았는지 난 알거든!”

여러분 부활의 증인이 되어 사시기 바랍니다. 일상의 자리에서 우리를 찾아오시는 주님을 말씀 속에서 만나시고 진실한 삶으로 부활의 증인으로 남는 인생이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등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