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수난을 당하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실 것을 제자들에게 알리신 이후에 세배대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예수께 찾아옵니다. 그녀는 주님께 절하며 두 아들을 주의 나라가 임할 때 좌우편에 앉혀 달라는 청탁을 합니다. 제자들이나 세배대의 아내도 예수께서 메시야로 오셨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들이 가진 메시아에 대한 생각은 다분히 세속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예수님의 좌우편에 앉고 싶다는 말은 주님 다음으로 가장 큰 권세를 누리고 싶은 욕망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말을 들으신 주님은 그들에게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시면서 당신이 마시려는 잔을 그들에게도 마실 수 있느냐고 물으십니다.

그들은 ‘마실 수 있습니다’라고 답을 하지만, 그것이 고난의 쓴 잔, 십자가의 잔이라는 사실을 깨닫지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도 당신이 마실 쓴 잔을 마시게 되겠지만, 좌우편에 앉게 되는 것은 당신의 소관이 아니라 아버지 하나님께서 정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나머지 제자들이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는 분하게 여겼습니다. 그들도 서로 ‘큰 자’가 되고자 하는 욕망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신 주님은 제자로서 주를 따르고자 하는 이들이 늘 기억하고 마음에 새겨야 할 말씀을 주십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 종이 되어야 하리라.” 주님이 이루실 하나님 나라에서 ‘큰 자’란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자, 다른 사람의 종이 되는 삶을 사는 자라고 말씀하여 주셨습니다.

이 말씀을 듣는 주의 사람들은 믿음의 시간이 더해질수록 점점 섬김의 삶이 깊어져야 할 것이고, 더 많은 이들을 섬기는 더 낮은 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모습이 삶에 새겨진 사람이 진정한 주님의 제자입니다. 주님은 당신도 섬김을 받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섬기기 위해 오셨고,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한 대속제물이 되시기 위해 오셨음을 알려 주셨습니다.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였기 때문에 제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구하고 있는지도, 그들이 마실 잔이 어떤 의미인지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어떠한가요? 하나님께 우리가 구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것이 무엇을 열매 맺게 될지, 그것을 얻었을 때 우리의 삶이 진정 복될 것인지 제대로 알고서 구하고 있는가요? 또한 우리가 마셔야 할 잔이 영광과 축복의 잔만이 아니라 고난과 희생의 잔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자각하고 주님을 따라가고 있는지요? 우리 자신을 본문의 말씀에 비추어 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마태는 뒷부분에 나오는 맹인의 눈을 뜨게 하신 사건을 통해 주님이 당신을 따르는 제자들과 후대의 성도들에게 무엇을 원하시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진정 하나님 나라에 눈을 뜬 자로 살아가기를, 그렇게 눈을 뜨고 주님을 따르기를 바라고 계신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주여, 우리가 눈 뜬 믿음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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