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당시에는 공동체마다 저마다의 기도문이 있었다고 합니다. 세례요한의 공동체도 자신들의 기도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을 본 예수님의 제자 중 한 사람이 자신들에게도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예수님의 공동체만의 기도문을 말합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고백하는 ‘주기도’입니다.

기도란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전제하는 행위이기에 가장 영적이고 신앙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가에 기록된 주기도는 마태와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핵심적인 문구들은 공유되어 있습니다. 먼저는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하게 되는 것, 그분의 나라가 임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기도의 가장 우선순위를 하나님과 그분의 나라에 두신 것에 주목하여야 합니다. 우리의 기도에도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지 보여주십니다.

두 번째는 우리의 필요를 채우시는 ‘양식’에 관한 기도입니다. 우리 삶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그것을 긍정하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달라고 간구하라고 하십니다. 하나님 나라에 이어 우리의 필요가 두 번째 기도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용서입니다. 용서는 관계에서 비롯되는 행위입니다. 서로 간에 갈등으로 생겨난 불화와 다툼을 해결하는 것이 용서입니다. 세 번째 기도의 핵심이 관계에 있음을 보여 주십니다. 사실 우리의 삶은 대부분의 것이 관계에 달려 있습니다. 심지어는 생존에 필요한 양식을 구하는 것조차 ‘나 홀로’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존재와 연결되어 있고, 타인을 긍정하고 인정하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는 것이 관계의 화평이기에 어쩌면 주기도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핵심을 녹인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기도를 살펴보면 우리가 이 땅을 살아가면서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 지를 요약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이 세 가지가 어쩌면 우리 삶의 전부일 것입니다. 늘 기도하고 구해야 하는 문제들입니다.

그런데 그 뒤에 나오는 비유는 우리가 하나님께 어떤 마음으로 구해야 하는지에 대해 일러주십니다. 8절에 보면 ‘간청함을 인하여’라는 구절이 있는데, 하나님께 우리가 마음을 다해 구할 것을 가르쳐 주시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의 간청에 대해 귀를 기울여주시고 응답해 주시는 근거가 무엇일까요? 왜 우리의 간청을 들어주시는 것입니까?

우리가 그분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나 간청한다고 그 요구를 들어주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분의 자녀이기 때문에 하나님은 우리의 간청에 귀를 기울여 주시는 것이고, 우리에게 좋은 것, 즉 성령을 주시는 것임을 알려 주십니다. 하나님 편에서 이같은 말씀을 해 주시니 얼마나 좋습니까?

기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기도할 때 하나님 나라를 위해, 그리고 관계의 화평을 위해서도 늘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등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