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건축하는 건축가는 무조건 땅부터 파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설계를 합니다. 그리고 그 설계를 완성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합니다. 예산이 확보되어야 재료를 구입하고 기술자들을 고용하고 건축을 하게 됩니다. 예산도 없이 집을 짓다가 나중에 비용이 모자라서 짓다만 채로 두게 된다면 세간의 비웃음을 사게 될 것입니다.

28-30절의 망대와 관련된 이야기가 그 말씀입니다. 그 뒤에 전쟁을 치르려고 하는 임금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아군의 군대와 적군의 군대의 수준을 비교하여 보고 승산이 있는 전쟁인지 아닌지 판단해보고 승산이 있다면 싸울 것이고 없다면 화친을 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무턱대고 전쟁을 치르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즉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미리 계획하고 그 가능성을 따져보고 시작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제자로서의 길을 가는 데에도 그와 같은 계획과 생각이 당연히 서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26-27절의 말씀은 제자들에게 요구되는 조건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로 결단하는 사람들은 제자가 되었을 때에 어떤 일들이 있을 수 있는지, 그런 일들이 일어날 때 어떻게 결정하고 행동할 것인지 당연히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 조건으로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은 가족보다 예수님을 더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자로서의 삶을 살 때에 주님의 뜻을 이루는 과정에 때로 가족들이나 가까운 이들이 걸림돌이 되거나 혹은 반대할 때 ‘나는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가 미리 결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제자의 길을 가다가 가족이 걸림돌이 되어 포기하게 된다면 그것은 비용도 마련하지 않고 무턱대고 집을 짓는 어리석은 자와 같은 것입니다. 또한 제자는 자기 십자가를 질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십자가를 지게 될 순간에 도망치거나 뒷걸음질 친다면 세상 사람들은 그를 두고 ‘아니 그런 각오도 없이 예수의 제자가 된다고 했던 거야? 저런 사람들밖에 곁에 없으니 예수란 자만 불쌍하군.’이라며 비웃을 것입니다.

우리가 제자로 산다는 것에도 이같은 조건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오늘의 말씀은 깨닫게 해 주십니다. 만약 우리도 이같은 각오나 다짐이 없이 주님의 제자로 살겠다고 말한 것이라면 우리도 세간의 비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믿음에 실패한 그리스도인들이 주변에 꽤 많습니다. 믿음의 길을 가는 사람에게는 ‘믿습니다’라는 외침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에 다른 선택과 결단이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맛을 잃은 소금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 모두 오늘의 기도시간이 그 다짐이 재확인되는 시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등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