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말씀은 앞부분의 과부의 헌금이야기가 그 전장에 기록된, 서기관들이 과부의 가산을 빼앗는다는 주님의 비판과 연결되어 있어 보입니다. 남편이 먼저 죽는 경우 과부에게 남겨진 유산을 서기관들이 관리해주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를 자신의 것으로 착복하는 일들이 종종 있었던 듯 합니다.

예수님이 비판하신 것이 이런 경우입니다. 아마 그 피해자 중 한 사람일 수도 있는 과부는 전 재산이 2렙돈 뿐이었습니다. 우리 돈으로 2,000원 정도의 액수이니, 아주 적은 돈입니다. 그러나 과부에게는 그것이 전 재산이었습니다. 그런 과부가 성전에 들어오면서 그곳에 놓인 헌금함에 그 전부를 드린 것입니다.

다른 유대인들도 헌금을 하였습니다. 부자들도 많은 돈을 헌금함에 넣었습니다. 그 헌금함들은 구제와 성전 유지에 들어가는 여러 종류의 헌금함이었습니다. 그곳에 헌금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신 주님은 부자들의 많은 헌금 보다 과부의 적은 헌금을 칭찬하셨습니다.

부자들은 많은 액수를 헌금하였으나 그 재산의 작은 부분을 헌금한 것이었고, 과부는 드린 헌금의 액수가 보잘 것 없는 수준이었으나 자신의 전부를 헌금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수께서 과부의 헌금을 칭찬하신 이유는 그녀가 헌금을 드릴 때 품은 마음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헌금을 드릴 때 우리가 가진 전부를 드려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곤란합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예수님은 가난한 과부가 진실되게 하나님을 생각하는 마음과 하나님 앞에서 진실하지 못한 서기관들의 위선적이고 탐욕적인 삶을 비교하려는 의도가 크십니다.

신앙은 외양도 갖추어야 하지만 내면의 동기가 더욱 중요합니다. 진실하게 하나님 앞에 나아갔던 과부의 심령의 가난함이 서기관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들의 모습은 마치 그 역할과 기능을 상실한 채 ‘강도의 소굴’이 되어 버린 껍데기만 남은 성전과 다를 바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뒤에 서기관들의 근거지인 성전의 몰락과 파괴됨에 대한 예언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아마 이런 일들로 인해 예수님은 더욱 서기관들의 미움을 받게 되었을 것입니다.

어찌 보면 서기관들 같은 종교지도자들의 타락은 이스라엘 신앙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 큰 원인이 됩니다. 탐욕에 찌든 종교지도자들의 타락은 곳곳에 ‘가짜 그리스도’를 양산하게 만들었습니다. 건강하지 못하고 선하지 못한 종교 상황 속에 거짓과 이단들이 득세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이스라엘의 상징과도 같았던 성전이 파괴되는 무서운 결과를 보게 된 것입니다.

이 말씀들을 보면서 먼저 된 신앙인들의 책임있는 신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매일의 기도 시간을 통해 우리 스스로를 진지하게 성찰하는 과정은 우리를 날마다 새롭게 하나님 앞에 세우게 되는 은총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오늘도 이 기도의 시간이 저와 여러분을 새롭게 하는 복된 시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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