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523  화  삼하21:1-14  304장

오늘 21장은 좀 어려운 본문입니다. 우선 시대적 배경이 20장 뒤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21-24장까지는 사무엘서의 부록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21장을 이해하기 위해 사울이 저지른 악행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 본문 속에서 다윗이 행한 일에 대해 이스라엘이 어떻게 이해했는지에 대한 부분도 살펴보겠습니다. 그래야 전체의 맥락이 이해될 것입니다.

먼저 오늘 본문에 나오는 3년의 기근은 다윗의 통치 초기에 있었던 일로 보입니다. 압살롬의 반란 전의 일이고 삼하16:7-8에 시므이가 피난가는 다윗을 향해 “피를 흘린 자여 사악한 자여.. 사울의 족속의 모든 피를 여호와께서 네게로 돌리셨도다...보라 너는 피를 흘린 자이므로 화를 자초하였느니라”고 저주 하는 장면이 나오죠.

오늘 본문에서 다윗이 기브온 족속의 요구를 들어 므비보셋은 제외하고 사울의 첩 리스바가 낳은 아들 두 명과 사울의 딸 메랍이 낳은 다섯 아들을 기브온 족속에게 넘겨주어 죽게 했는데 시므이가 말한 ‘피흘림’이란 바로 이 사건을 말하는 것으로 봅니다.

즉 사울의 베냐민 지파 사람들은 사울의 후손들을 이방 사람인 기브온 족속에게 넘겨준 행위를 비난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계속 다윗을 거부하고 베냐민 사람들 사이에서 반란이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윗은 왜 이 7명의 사울의 후손을 기브온 족속에게 내어준 것입니까? 3년의 기근이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1절에 보니 기근 때문에 하나님께 기도하였을 때 하나님은 사울과 그의 집이 흘린 피로 인한 기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사울이 흘린 피는 무엇일까요? 성경 기록상으로는 그 학살의 이야기를 찾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사건은 바로 다윗이 사울을 피해 도망 다닐 때 놉의 제사장이 다윗에게 음식을 준 것 때문에 놉의 제사장 모두와 그 성읍 사람들이 학살당한 사건이 있지 않습니까? 이 사건과 관련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때 기브온 족속이 함께 희생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기브온 족속은 수9장에서 행색을 낡게 하여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자신들이 가나안 족속이 아니라 멀리서 온 타 지역 사람인 것처럼 속여 목숨을 부지했던 사람들입니다. 그때 이미 그들을 살려주겠다는 약속을 한 터였기에 그들을 죽이진 않지만 대신 평생 성전에 나무를 패고 물을 긷는 일을 맡기게 됩니다.

이 기브온 족속의 사람들이 사울이 놉 땅의 사람들을 학살할 당시 제사장들과 함께 희생당한 것입니다. 이 사건 때문에 하나님은 기근을 보내셨고 기브온 족속은 그 한을 풀어달라고 했던 것입니다.

기브온 족속이 물질적인 보상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며 사울의 후손 7명의 생명을 원했기에 다윗이 요나단과의 약속을 고려하여 므비보셋은 넘기지 않고 다른 이들을 넘긴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사람을 죽여 억울함을 풀어주는 방법은 성서적이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꼭 이렇게 7명의 후손들을 희생시켜야만 했을까 하는 의문도 들지만, 다윗은 하나님께 어찌 할지 여쭤보지 않고 기브온 사람들의 요구대로 해 줍니다. 다분히 다윗의 마음에 정치적으로 부정적인 의도가 있어 보였습니다.

다윗이 사울의 후손들을 통해 일어날 반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한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굉장히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 일은 다윗이 베냐민 사람들의 원성을 들을 만한 일이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는 일이었다는 것은 7명의 목숨을 내어주었음에도 기근이 그치지 않았다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지만, 어느 날 다윗의 귀에 리스바와 관련한 소식이 전해집니다. 두 아들의 억울한 죽음만으로도 어머니 리스바는 애간장이 끊어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시신마저 수습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픈 가슴을 쥐어짜며 이 여인이 두 아들의 시신 곁을 지키며 들짐승들이 그 시신을 훼손하지 못하도록 애쓰고 있었습니다. 다윗이 그 얘기를 들은 것입니다. 순간 다윗은 무언가 생각난 듯 사울과 요나단의 시신을 보관하고 있던 길르앗 야베스로 사람을 보내 두 사람의 시신을 가사울과 요나단과 함께 장례를 치러주었습니다.

다소나마 리스바의 억울함이 달래졌습니다. 그렇게 행한 후에야 하나님은 그 땅을 위한 기도를 들으셨습니다.

억울하게 하는 일을 하게 되면 기도의 응답이 이뤄지지 않고 형통함이 가로막힌다는 것을 다윗이 깨달은 것입니다. 그러나 그 억울함을 풀어주게 되고, 왜곡되고 잘못된 것들을 바르게 잡아가게 되자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기도를 들으셨습니다.

잠29:14에 “왕이 가난한 자를 신원하면 그의 왕위가 견고하리라”하셨고 사1:16-17에는 “16. 너희는 스스로 씻으며 스스로 깨끗하게 하여 내 목전에서 너희 악한 행실을 버리며 행악을 그치고 17.선행을 배우며 정의를 구하며 학대 받는 자를 도와주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 하셨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가난한 자, 힘없는 백성의 억울함을 신원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교회는 힘없는 자의 편에 서고 가난한 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을 통해 누군가 위로를 얻고 기쁨을 회복하는 은혜가 있게 되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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