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울이 왕이 된 이후의 이스라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사울이 왕이 된 지 2년 뒤 사울은 이스라엘의 남자들 가운데 3,000명의 군대를 조직했습니다. 처음으로 군대가 조직된 것입니다. 전쟁을 대비한 군대를 소집합니다.

3천명의 군대가 소집되었는데 2,000명은 믹마스와 벧엘 사이에 배치하였는데 이곳은 블레셋 군대가 오는 길목을 차단할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그곳은 사울이 지휘하였고, 천명은 요나단이 지휘하며 기브아 성읍에 남았습니다. 후방을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처음 조직된 군사들이었고, 전쟁을 대비한 소집이었습니다.

그런데 3절에 보니 요나단이 블레셋 사람의 수비대를 쳤습니다. 사울의 명령이 있었다는 얘기가 없으니 아마 요나단이 독단적으로 전투를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전투에 대한 소식이 블레셋 진영에 알려졌고 사울도 소식을 듣고 온 이스라엘에 소집령을 내렸습니다.

이스라엘 남자들이 사울에게 모여들었고, 블레셋도 군대를 소집하였습니다. 그런데 블레셋 군대의 규모가 이스라엘의 규모보다 꽤 컸고 무기들도 강력해 보였습니다. 5절에 보니 블레셋에는 보병 외에 전차가 3만대, 기마병 6천까지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이스라엘에는 보병만 존재했습니다. 누가 보아도 전쟁의 승패는 그 결과가 불을 보듯 뻔해보였습니다. 당연히 이스라엘 군사들은 겁을 집어 먹었습니다. 아예 동굴이나 웅덩이, 바위틈 등에 숨어 버린 군사들도 상당수였습니다.

상상을 한 번 해 보십시오. 해변의 모래알처럼 많은 군사들과 최신 무기까지 갖춘 엄청난 군대와 겨우 칼 몇 자루와 대부분은 삽이나 도끼 같은 것으로 무장한 어설픈 군대가 대면하고 있습니다. 제 3자가 보았다면 이스라엘 군대의 모습이 참으로 우스워 보였을 것입니다. 그러니 전쟁을 시작도 안했는데 이미 기가 꺾여버리고 맙니다.

이스라엘 군사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숨어버립니다.

어디로 숨습니까? 동굴, 바위틈, 웅덩이, 구덩이 등등. 그런 곳으로 숨는다고 생명이 보장되겠습니까? 너무 우스꽝스럽고 군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스라엘 군대였습니다. 심지어는 아예 갓이나 길르앗 땅까지 아주 멀리 도망친 이들도 많았습니다. 요단 강을 건너가 버린 겁니다. 얼마나 겁이 났으면 그렇게까지 도망쳤을까요?

그러니 사울로서도 다급했을 것입니다. 그의 지휘 아래 있던 군사들도 많은 수가 달아났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제사를 드리고 하나님께 도움을 청해야 하는데 제사를 집례할 사무엘이 약속 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더욱 애가 탔습니다.

결국 사울이 임의로 제사를 주관하였습니다. 두려움이 사울을 집어삼킨 것입니다. 분명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저버리지 않으실 것이라고 했고, 사무엘도 이스라엘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쉬는 죄를 범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블레셋 군대 앞에서 그 말씀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 것입니다.

우리가 사울이었다면 어땠을까요?

결코 사울을 비난할 수만은 없지만, 성경이 우리에게 일러주시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평상시 위기가 오지 않았을 때는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위기가 바로 눈앞에 오게 되면 거기서 진짜 믿음이 드러나고 맙니다. 사실 오늘 본문은 그런 위기와 고난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믿음은 어떤 위치에 있을까에 대해 성찰하게 하는 말씀이라 여겨집니다.

사실 요즘은 모두에게 어려운 때입니다. 비록 터키나 우크라이나와 같은 고난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도 어려운 때를 지나고 있습니다. 이때에 저와 여러분의 믿음은 어떤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는가를 보아야 합니다.

뒷걸음질 치고 멀리 도망친 이스라엘 군사들이나 두려움에 사로잡혀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마음인지,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붙들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라기는 우리의 믿음이 어려운 때에 더욱 힘을 발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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