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5장 본문은 사울의 두 번째 불순종을 기록한 말씀입니다.

사실 이번 전쟁은 하나님은 사울에게 기회를 부여하신 일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사건입니다. 이미 전에 사무엘을 통해 사울을 버렸다고 말씀하신 하나님이시지만, 아말렉을 진멸하라는 명령을 부여하신 것은 사울에게 회복의 기회를 주신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울은 이번에도 순종에 실패하였습니다.

먼저 1절을 보겠습니다. 이 말씀에는 사울의 본분과 위치에 대해 분명하게 일깨우는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사울은 그가 자격이 있어 왕이 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했습니다. 하나님이 사무엘을 보내셔서 기름을 붓게 하셨다는 것을 알아야 했습니다. 왕으로 삼으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이스라엘은 사울의 백성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임을 깨닫게 해 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렇기 때문에 사울이 들어야 할 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출애굽 당시 아말렉이 이스라엘에게 해를 끼친 사실을 언급하시면서 그에 대한 심판으로 아말렉을 징계하실 것을 사울에게 알려주셨고, 반드시 진멸하라고 요구하셨습니다. 그러나 사울은 진멸하기를 즐겨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즐겨하다는 말은 ‘아바’라는 히브리어를 번역한 말인데 이 말은 ‘받아들이다, 동의하다, 원하다’라는 뜻입니다. 즉 사울은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의하지 않았다, 원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주어졌지만, 본인의 뜻으로 거부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후 하나님께서 사무엘에게 사울의 불순종한 사실을 알려주었고, 사무엘은 마음이 아파 밤새 근심하며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사무엘이 사울에게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사울은 갈멜에 자기를 위해 기념비를 세우고 길갈로 내려갔다는 얘기를 전해 듣습니다.

사무엘이 길갈로 갑니다. 거기서 사울은 사무엘에게 자신이 여호와의 명령을 수행하였다고 말합니다. 이미 하나님께 들어 그의 불순종을 알고 있던 사무엘은 “그렇다면 내 귀에 들리는 양과 소의 소리들은 다 무엇입니까?” 묻습니다.

그러자 사울은 재차 거짓으로 고합니다. 무리가 하나님께 제사드리려고 가장 좋은 것을 남겨 둔 것이고, 나머지는 다 진멸했다고 말합니다.

이 말 속에 두 가지 거짓이 들어 있습니다. 좋은 양떼들은 제사 드리려고 백성들이 남긴 것이 아니라 본인이 취하려고 했던 것이고, 다 진멸하였다고 말했지만 실은 아각왕을 살려두었습니다.

사무엘은 사울에게 “하나님은 번제와 다른 제사보다 그분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더 좋아하십니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낫습니다.”라는 말씀을 전하며, 사울의 불순종은 우상에게 절하는 것과 같은 죄임을 알려줍니다.

사울의 불순종은 실수가 아닙니다. 탐심에 이끌려 의도적으로 행한 불순종이었습니다.

게다가 자신의 불순종을 인정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의 입술은 거짓을 낳고 그 거짓은 또 다른 거짓을 낳고 있었습니다.

사울의 실패는 자신의 본분을 잃은 데서 왔지만, 그 바탕에는 헛된 욕망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자신의 것으로 탐낸 것에서 그의 실패가 예견된 것입니다. 왕이라는 지위에서 주어지는 모든 것이 왜 그리고 누구로부터 주어진 것인지를 망각한 사울은 결국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어느 누구도 탐심과의 싸움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쉽게 이길 수도 없습니다. 사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안에서도 선을 벗어난 탐심은 없는지를 살피는 성찰의 기회를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함은 언제나 복이 된다는 사실도 항상 기억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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