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단과 헤어진 후 다윗이 찾아간 곳은 놉이라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에 아히멜렉이라는 제사장이 있었습니다. 다윗은 사울의 명령을 받고 왔다고 거짓말을 하며 그에게서 떡을 얻게 됩니다.

그런데 그곳에 에돔 출신의 도엑이란 사람이 있어 그 모습을 보게 됩니다. 떡을 얻은 다윗은 곧바로 블레셋의 가드로 떠났습니다. 그러나 거기서도 안전하지 않았죠. 그를 알아보는 자들 때문에 일부러 미친 척을 하기도 하며 생명을 보존했던 다윗은 아둘람 동굴로 피신합니다. 그 소식을 듣고 형제와 부모들도 그를 찾아왔습니다.

이때 다윗과 함께 한 사람들이 모두 400여명이 되었습니다. 압제 받는 사람들, 빚에 시달리던 사람들, 원통하고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이 전부였습니다. 모두 사울의 통치 아래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었고, 다윗처럼 의지할 데라고는 아무 데도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것이 다윗의 편에 선 사람들 전부였습니다.

이스라엘의 왕으로 기름 부음을 받았지만 갈 데 없이 여기저기 쫓겨 다니는 신세에 자신을 따라 온 사람들은 죄다 힘없고 나약하고 억울한 일을 당한 약자들뿐이었던 것입니다. 너무나도 막막한 시작이었으나 다윗도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시간입니다.

그래도 자신을 지지해 줄 사람들이 400명이나 되었으니, 서로가 큰 위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다윗은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습니다. 이제 자신만이 아닌 타인들을 돌보는 위치에 자리하게 된 것입니다. 아직은 너무 미약하여 부모를 지켜줄 힘조차 없었기에 모압 왕에게 가서 부모를 부탁하고 다시 산성으로 돌아오지만 선지자 갓의 조언을 따라 유다 땅으로 들어갔습니다.

한편 다윗의 행보에 관한 소식이 곧바로 사울에게 전해졌고 사울은 신하들을 모두 불러 모았습니다. 사울은 신하들 중 어느 누구도 자신을 위해 진심으로 충성하는 자가 없다고 책망합니다. 사울의 말을 듣던 중 도엑이란 자가 다윗을 목격한 이야기를 말하게 됩니다.

도엑은 자신이 사울을 향해 충성을 다하는 사람인 것처럼 보이려고 애씁니다. 그는 아히멜렉이 다윗을 위하여 여호와께 기도했다고 말합니다. 은근히 아히멜렉이 다윗에게 마음이 가 있는 것처럼 말한 것이지요. 이것이 사울의 시기에 불을 지르게 됩니다. 누군가의 곤경을 이용하여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도엑이 욕망에 사로잡힌 사울 곁에 머뭅니다.

다윗의 주변에는 아프고 상처 입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사울의 주변에는 욕망을 채우려는 이들이 모입니다. 어느 편이 하나님의 도우심에 가까울까요?

하나님은 압제당하는 자, 억울한 일을 당한 자, 가난하고 약한 자들의 형편을 돌아보시는 분이시니 하나님의 마음이 어디로 기울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힘을 가진 사람, 부유한 사람, 성공하고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을 곁에 두고 싶어 합니다. 그것이 잘못된 것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으로만 살다보면 하나님의 눈이 어디에 머무시는지 놓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균형을 잃지 않는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위로 높이 올라가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아래의 낮은 곳을 바라보는 시선을 거두면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교우들 모두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세상과 사람을 볼 수 있는 눈들을 갖게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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