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25장 23~35절 3월 21일 화요일
다윗을 발견한 아비가일은 얼른 나귀에서 내려 예를 갖춥니다. 흥분한 다윗의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나발의 죄악을 자신에게 돌려달라고 지혜롭게 말을 합니다. 자신과 남편은 낮추며, 다윗이 가장 의지하고 두려워하는 이름 여호와의 살아계심을 상기하게 하고, 보복하는 것이 하나님께 있음을 기억하게 합니다.
더불어 자신이 다윗 일행을 위해 준비한 음식을 전해 줍니다. 말만이 아닌 실질적인 도움을 전합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다윗을 위해 든든한 집을 세우실 것이라는 축복의 말도 전합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이 집을 세우실 것이라는 말은 다윗을 각성시키는 말이었습니다.
다윗이 지금 하나님의 선한 싸움을 싸우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의 선한 싸움을 싸우는 이는 그 싸움의 과정도 선해야 한다는 것을 조심스럽게 전달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칫 감정이 흥분된 상태에서 나발뿐 아니라 무고한 자들의 피를 흘리게 되면 온 이스라엘에 다윗의 싸움이 자기 욕망을 위한 싸움이 되어 버린다는 점을 깨닫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비가일은 시종일관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선하심을 다윗으로 하여금 상기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아비가일은 다윗 앞에서 교만하지 않도록 자신을 한껏 낮추며 아주 지혜롭게 말하고 있습니다. 아비가일의 지혜로운 말이 나발을 비롯해 그 집안 남자들의 생명을 구하게 됩니다.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는데, 아비가일은 그 이상의 것을 얻어내고 있으니 말을 지혜롭게 한다는 것이 인생에서 얼마나 귀한 은사인지 모릅니다. 방언이나 예언의 은사보다 이같은 지혜가 더 귀합니다. 이런 지혜는 하나님 앞에서의 겸허함이 바탕에 있어야 가능한 지혜입니다.
아비가일의 말을 듣고 있던 다윗은 자신의 분노를 누그러뜨립니다. 자칫 감정에 휘둘려 크게 후회할만한 짓을 하려고 했던 자신의 어리석음이 부끄럽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만약 나발과 그의 집안 남자들을 죽였다면 다윗은 놉의 제사장들과 성읍 사람들을 죽였던 사울과 다를 바 없는 탐욕에 물든 존재가 되었을 것입니다.
다윗은 아비가일의 행동을 칭찬하면서 그녀의 말대로 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부하들과 함께 돌아갑니다. 아비가일의 지혜도 지혜이지만, 다윗의 인격 또한 다시 한 번 빛을 발합니다.
여인의 존재가 미미하던 시대에 그냥 무시하고 자기 화를 풀어낼 법도 했지만, 여인의 말이라 할지라도 무시하지 않고 귀 기울여 듣는 다윗의 자세는 하나님의 말씀을 겸허히 들으며 살았던 그의 습관이 만들어온 성품입니다.
이로써 다윗은 자칫 큰 화를 부를 뻔한 악을 행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잠언 3:18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지혜는 그 얻은 자에게 생명나무라 지혜를 가진 자는 복되도다”
그 무엇보다 지혜를 가질 것을 권면하는 잠언의 가르침은 아비가일에게서 더욱 빛나고 있습니다. 저도 여러분도 이와 같은 겸허한 지혜로 우리의 인생을 더욱 빛나게 하고, 타인을 생명으로 인도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