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상8:10-22   516장

8장 1절을 읽어보면, 사무엘에게서 엘리의 그림자가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엘 리가 늙어 자기 아들들의 악행을 막지 못하여 이스라엘에 어려움이 생기고 그 가정이 큰 고통을 겪었던 일이 있었는데, 사무엘도 그런 실수를 하고 있습니다.

사무엘이 나이가 많아지면서 자기 아들들을 사사로 삼았습니다. 사사는 세습직이 아닙니다. 사사기를 읽어보면 사사는 하나님께서 세우시는데, 본문은 사무엘이 자기 아들들을 세웠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위대한 지도자였으나 자식 앞에서는 그저 마음 약한 아버지일 뿐인 것은 사무엘도 어쩔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자식들이 사사의 역할을 잘 감당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지만 그들은 아버지와는 다른 길을 갔습니다. 사사로운 이익에 치우쳐 뇌물을 받고 재판을 수행했습니다.

말씀을 어긴 지도자의 모습에 백성들은 실망감이 가득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앞날이 어두웠습니다. 결국 백성들은 사무엘의 아들들의 지도력을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왕을 요구했습니다. 다른 나라들처럼 왕을 세워 자기들을 다스려 달라는 요구를 사무엘에게 하였습니다.

사무엘은 백성들이 자신의 지도력을 거부하는 것처럼 느껴 불편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은 사무엘의 기도에 응답하시면서 백성들의 왕에 대한 요구는 사무엘이 아닌 당신을 버리는 일이라고 탄식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무엘에게는 백성들의 요구대로 해 줄 것을 명하십니다. 대신 왕이 세워지게 될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지를 분명하게 전달하도록 하셨습니다.

먼저 남성들에게는 군역과 부역의 의무가 지워집니다. 군인이 되어 전쟁터로 나가야 하며, 왕을 위해 농사와 건축 일에도 동원될 것을 알려줍니다. 여성들은 왕을 위해 궁녀로 차출되어 향료를 만들고 왕을 위한 요리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게다가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이 매겨질 것을 알려줍니다.

토지 중에 밭과 포도원, 감람원을 왕에게 주어야 하고 곡식과 과실의 십일조를 따로 바쳐야 합니다. 이 십일조는 종교적 의무로 드리는 십일조와 별개로 왕에게 바치는 것입니다. 게다가 노비와 소년들, 나귀가 왕을 위해 동원되며, 양떼의 십일조까지 드려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18절에는 왕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때 백성들이 부르짖어도 하나님께서 응답하지 않으실 것이라는 경고까지 하지만 백성들은 왕을 세워달라고 재차 요구합니다. 그러면서 그들이 20절에서 “우리도 다른 나라들과 같이” 라는 말을 합니다.

다른 나라들처럼 되고 싶어서 왕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백성들의 진짜 속내였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이 되게 하시겠다고 말씀하셨지만, 백성들은 하나님의 비전에는 관심이 없고, ‘다른 나라들처럼 되고 싶은’ 욕망이 컸습니다.

하나님의 백성, 하나님의 자녀로 사는 것보다는 다른 나라들처럼 사는 것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들을 닮아가고자 하니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집니다. 하나님을 주인으로 삼으려 하지 않게 됩니다. 이정표를 바라보지 않으니 결국 걸음이 엉키고 방향을 잃습니다.

오늘 말씀이 주는 분명한 가르침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 삶의 주인, 왕이 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처럼 살고자 하는 욕망보다는 하나님의 자녀로 살겠다는 소망을 품어야 합니다. 다른 이들은 어찌하든지 우리 모두 주님의 사람으로 사는 일에 힘을 다하는 하루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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