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이 사무엘을 만납니다. 그런데 15절에 보니, 하나님께서는 이미 하루 전에 사무엘에게 사울이 올 것을 알게 하셨다고 했습니다. ‘알게 하다’라는 히브리어 표현은 ‘갈라 에트 오젠’이고 그 뜻은 ‘귀를 벗겨주었다’는 뜻입니다. 이 표현은 귓속말로 누군가에게 말할 때 머리에 두른 것을 살짝 제껴 속삭이는 모습을 표현하는 용어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사무엘에게 귓속말 하듯 은밀하게 속삭이셨다는 말인데, 그만큼 하나님과 사무엘의 친밀함을 드러내는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무엘에게 속삭이신 내용은 베냐민 땅에서 한 사람을 보내실 것인데 그에게 기름을 부어 왕으로 삼으라는 말씀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울을 선택하셨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신 것입니다. 그런데 선택된 사울이 할 사명까지 일러 주셨습니다. “그가 내 백성을 블레셋 사람들의 손에서 구원하리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울을 왕으로 삼기로 정하셨는데 그를 왕으로 정하신 목적이 그를 통해 당신의 백성을 블레셋 사람들의 억압에서 구원해내고자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사울을 왕으로 삼으신 목적이 사울을 위해서가 아니고, 하나님 당신을 위해서도 아니고 누구를 위해서입니까?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을 위해서입니다. 그들의 고통을 덜어내시려고 사울을 왕으로 삼으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백성들을 돌보시기 위해 왕을 세우시기로 정하시고 그 첫째로 사울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목적은 사울이 아니라 백성들을 향해 있는 것입니다. 사울은 영광스러운 은혜를 입은 것만은 분명하지만, 하나님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를 놓치지 않는다면 사울은 진정 하나님의 복을 누리는 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사울은 그렇지 못했지만 말입니다.

가끔 선택된 사람들 중에 중요한 사실을 착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선택하심의 목적이 선택된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착각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선택을 받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그 선택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를 항상 마음에 새기고 살아야 합니다. 교회의 지도자들도 이 사실을 마음에 새겨야 넘어지지 않습니다.

16절 뒷부분에 하나님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기를 “내 백성의 부르짖음이 내게 상달되었으므로 내가 그들을 돌보았노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백성들이 왕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언짢아 하셨지만 그들을 떠나지 않으시고 그들 곁에 계시는 분이셨고, 그들의 부르짖음을 듣고 계시는 분이심을 알려주고 계십니다.

이 말은 곧 우리들이 비록 실수한다고 해도 우리 곁을 떠나지 않으실 것이고, 우리가 아픔과 어려움으로 고통하여 부르짖을 때에는 그 부르짖음을 들어주신다는 사실을 알게 하십니다. 하나님은 기도하는 이들의 탄식과 소원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그들의 기도에 응답하여 주시는 분이심을 증언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늘 기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서도 발견됩니다.

여러분의 기도를 들으시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을 위해 일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그분을 신뢰하시고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오늘의 기도에도 선한 응답이 있으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