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9절까지는 돌라와 야일이라는 사사에 대한 기록과 그들이 죽은 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 앞에 악을 행하여 여러 가나안 부족들의 우상들을 모두 섬기는 죄를 짓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늘 사사로 나오는 두 사람 다 후대에 의해 소사사로 구별되는 사람들입니다. 성경의 이야기가 길게 기록된 사람은 대사사(옷니엘, 에훗, 드보라, 기드온, 입다, 삼손)로, 짧게 기록된 사람은 소사사(삼갈, 돌라, 야일, 입산, 엘론, 압돈)로 구분되지만, 그 중요성에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1절에 보면 아비멜렉이 죽은 후 잇사갈 지파의 돌라라는 사람이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어 이스라엘을 구원하였다고 기록하고 있고, 3절에는 길르앗 사람 야일이 일어나 이십년 동안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원문의 표현에는 이 두 사람이 사사가 되는 것에 대한 묘사가 다르게 되어 있습니다. 다른 사사들의 경우에는 하나님이 그들을 구원자로 ‘세우셨다, 일어서게 하셨다’라고 표현되어 있지만, 돌라와 야일의 경우에는 ‘일어섰다‘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즉 이 두 사사는 하나님에 의해 세워진 것이 아님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아비멜렉처럼 스스로 주권을 잡고 사사가 된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아비멜렉이 낳은 부정적인 씨앗입니다. 하나님에 의해 부여되어야 할 권력을 사람들 스스로 쟁취하는 일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야일의 경우에는 아들 30명이 있었는데 이들 모두가 나귀를 탔고 성읍 30을 가졌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왕가에 버금가는 부와 권세를 누리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아비멜렉의 권력 세습의 폐단이 한동안 이스라엘 사회에 부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사사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닌 듯 하지만, 스스로 사사가 되었다는 사실을 표현한 것은 사사시대의 불신앙적인 모습의 단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두 사사 이후에 이스라엘에는 각종 가나안의 우상들이 모두 침투해 들어왔습니다. 바알, 아스다롯을 비롯하여 아람의 신들, 시돈의 신들, 모압의 신들, 암몬 자손의 신들, 블레셋의 신들까지 이스라엘은 각종 우상들의 집합소가 되어버린 양상입니다. 모든 우상들을 들여왔다는 것은 이스라엘이 그만큼 그 우상들이 가져다준다는 풍요와 번영을 하나님보다 앞세웠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하나님은 블레셋과 암몬 족속을 통해 이스라엘을 치시게 됩니다. 기드온이 사사로 임명되기 전에 미디안의 억압에 7년을 고통당했던 이스라엘이 이번에는 18년 동안을 억압당하게 하셨습니다. 우상숭배의 깊이만큼 고통의 깊이도 더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사실을 뒤집어보면, 순종의 깊이만큼 은혜와 축복의 깊이와 크기도 더해질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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