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17장부터는 사사가 나오지 않고 그 시대의 타락한 현상을 고발하는 이야기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17장과 18장은 그 시대의 종교적 타락상을 보여 주는 말씀들입니다. 그 시대는 17:6과 18:1에 표현된 대로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며’ 살았던 욕망의 시대였습니다.

17장은 미가라는 사람의 가정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미가의 가정에서는 하나님을 자주 언급합니다. 그런데 실상 삶은 하나님의 뜻이나 말씀과는 상관없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아들 미가가 어머니의 돈을 훔쳐는데, 돈을 훔쳐간 사람이 누구인지를 모르고 훔쳐간 이를 저주합니다. 저주가 두려운 아들은 어머니에게 돈을 자신이 가져갔다고 고백하며 돌려줍니다.

돈을 돌려받은 어머니는 그 돈으로 우상을 만들면서 하나님께 거룩히 드린다고 말을 합니다. 아들은 그 우상을 집안에 둡니다. 어느날 미가는 거주할 곳을 찾고 있던 레위 청년을 만나, 자기 집의 제사장으로 함께 거주한다면 매년 은과 의복, 먹을 것을 주겠다는 제안을 합니다. 레위 청년은 그 제안을 받아들여 함께 그 집에서 거주하였습니다.

미가는 하나님이 세우셔야 하는 제사장을 자신이 직접 세웁니다. 그러면서 ‘레위 사람을 제사장으로 세웠으니 하나님이 내게 복을 주실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우상을 만들어 섬기고, 스스로 제사장을 세우면서 마치 하나님처럼 행동하는 아주 혼탁한 종교적 행태가 미가에게서, 그 시대에게서 드러납니다.

그런 와중에 여전히 거주할 땅을 확보하지 못한 단 지파의 정탐꾼들이 거주할 땅을 물색하던 중 미가의 집에서 하루 유숙하게 됩니다. 거기서 레위 청년을 보게 됩니다. 단 지파의 정탐꾼들은 그가 미가가 세운 제사장임을 알아내고는 그에게 자신들의 길이 형통할 것인지 하나님께 물어봐달라고 요청합니다.

레위 청년은 ‘주님이 인도하실 것이니 평안히 가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떠난 단 지파의 정탐꾼들은 라이스라는 성읍을 정찰하다가 그곳이 자기 지파가 거주하기에 적당한 땅이라는 것을 알아내고는 백성들에게로 돌아갑니다.

단 지파는 정탐꾼들의 보고를 듣고 라이스를 점령하기 위해 군사들을 모아 갔습니다. 가는 길에 미가의 집에 들러 제사장으로 있던 레위 청년에게 ‘한 가정의 제사장으로 있는 것이 좋은지 우리 지파의 제사장으로 있는 것이 더 좋을지 선택하라’고 말합니다. 레위 청년은 단 지파의 제사장으로 있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판단하여 미가의 집을 떠나 단 지파와 함께 하였습니다.

그런데 단 지파 사람들은 미가의 집에 있던 우상 신상을 훔쳐 갑니다. 그것을 하나님으로 여기고 모실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단 지파가 자신의 우상 신상을 가져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미가는 사람들을 이끌고 쫓아가보지만, 단 지파의 힘이 더 우세한 것을 파악하고는 그냥 돌아갑니다.

단 지파는 평화롭게 살던 라이스 성읍을 공격하여 그들을 죽이고 그 성읍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님의 집이 실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로로 잡혀갈 때까지 그 신상들을 섬기며 살았다고 30절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거론하면서 우상을 만들고, 우상을 섬기면서 하나님의 복을 기대하는 시대가 사사기 시대였습니다. 개인이 함부로 제사장을 세우기도 하고, 제사장으로 세워진 자가 돈과 명예를 따라 움직이는 모습도 나타납니다.

그런데 가장 충격적인 것은 30절입니다. 그 레위 청년이 모세의 손자이며 게르손의 아들이었습니다. ‘아들’이라는 말이 ‘자손’이라는 뜻으로도 사용되기에 게르손의 자손일 수도 있습니다. 모세의 후손마저 타락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사사기가 드러내고 있습니다.

모세의 자손이라는 사실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도 세상의 시류를 따라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의 후손인가가 아니라, 지금 내가 살아있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느냐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과 제가 진정 살아있는 믿음의 일꾼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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