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부터 9장까지는 사사기 이야기 중에 가장 긴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드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삼손과 함께 가장 많이 알려진 사사입니다.

드보라 이후 이스라엘이 다시 하나님 앞에 악을 행하며 살기에 하나님은 미디안의 손에 이스라엘을 7년 동안 넘기셨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의 추수 때마다 곡식을 강탈하여 이스라엘은 식량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이스라엘이 미디안의 괴롭힘에 힘에 겨워 하나님께 부르짖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사를 바로 보내지 않으시고, 예언자를 먼저 보내셔서 우상숭배의 죄에 빠져 있는 것을 책망하셨습니다. 그 이후 하나님의 사자가 기드온에게 나타납니다.

여호와의 사자는 하나님께서 기드온을 택하시고 그를 통하여 이스라엘을 구하실 것이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그런데 기드온은 그럴 만한 힘이나 배경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기드온도 자신은 므낫세 지파 중에 가장 약한 가문이고 집에서도 가장 나이가 어리다고 말하고 있듯이, 하나님은 이번에 아주 미약한 존재를 택하신 것입니다.

기드온은 자신을 찾아온 이가 하나님의 사자인지를 증명해 달라고 요구하였고, 사자는 이적을 통해 확증하였습니다. 그 이적을 보고나서야 기드온은 그가 하나님이 보내신 사자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기드온은 하나님을 만났으니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그러자 사자는 기드온에게 죽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을 시킵니다. 기드온은 사자를 만난 자리에 제단을 쌓고 그 제단을 ‘여호와 샬롬’이라고 불렀습니다. “하나님은 평강이시다”라는 의미입니다. 여기까지가 24절까지의 내용입니다.

이제 오늘 본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하나님께 제단을 쌓은 그날 밤 하나님께서는 기드온에게 사명을 하나 주십니다. 하나님을 예배한 기드온에게 그 믿음에 어울리는 행동을 요구하고 계신 것입니다. 자기 아버지 집안에 설치된 바알의 제단을 허물고, 아세라 목상을 찍어 그걸 땔감으로 사용하여 하나님께 수소로 제사를 드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집안에 우상의 제단을 설치할 만큼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가 만연해 있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우상은 풍요의 신이었습니다. 기드온은 그런 집안에서 자라난 청년입니다. 우상과 하나님을 겸하여 섬기는 혼합주의적인 신앙의 집안에서 자란 것이죠.

하나님이 왜 그런 기드온을 택하셨을까요? 그것이 이해되지 않을 때 이런 물음을 우리 스스로에게 던져보면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하나님은 왜 나를 택하신 것일까?’ 이해할 수 없지만, 그것이 하나님의 깊으신 은혜라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사명을 받은 기드온은 당장 수행하지 않았습니다. 종들을 모으느라 하루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나 집안과 성읍 사람들을 두려워하여 그 일을 낮에 행하지 못하고 밤에 행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기드온은 위대한 영웅이기 보다는 우리네와 비슷한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비록 완벽한 믿음을 가진 사람은 아닙니다. 현실적인 문제로 두려워하고 걱정도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결국 순종하여 하나님이 명하신 것을 이루어냈다는 점입니다. 완벽한 믿음으로만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저함도 의심도 있을 수 있지만 순종하지 않는 것보다는 순종하는 것이 나은 것입니다. 귀신들인 아이를 고치기 위해 예수님께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 주십시오”라고 간구했던 어느 아버지처럼 우리들도 믿음의 부족한 것을 주님께 도움을 구하면서 순종해 가야 합니다.

물론 기드온이 한 행동은 금방 들통이 났습니다. 그 일로 마을 사람들이 흥분하여 기드온을 죽이려고 합니다. 순종했는데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순종이 곧바로 형통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게 합니다. 그 위기의 순간에 기드온의 아버지가 마을 사람들을 막아섭니다. 기드온의 아버지 요아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세라가 만약 신이라면 우리가 그 신을 구한다는 것이 말이 되겠는가? 그의 제단을 헐어버린 사람은 그가 치리할 것 아니겠는가?”

이 일로 기드온이 ‘여룹바알’이란 별명을 얻게 됩니다.

요아스가 아들의 행동에 감동을 받아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저 아들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런 것인지 기드온은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역사는 기드온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뒷일을 두려워하지 말고 순종하게 되면 하나님이 지켜주신다는 깨달음을 얻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순종이 해답입니다. 순종하는 이에게도 위기는 찾아오지만, 그 위기 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은 함께 하여 주실 것입니다. 우리 모두 부족함을 핑계삼지 말고, 항상 순종하는 성도로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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