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인 8장에 보면, 기드온이 미디안의 왕 세바와 살문나를 사로잡아 오다가 자신에게 떡을 주기를 거절한 숙곳과 브누엘에게 분풀이를 합니다. 많은 이들이 기드온의 분노의 칼에 죽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기드온은 과도한 복수를 한 것입니다.

사로잡아온 미디안의 두 왕을 처형하고 나자, 이스라엘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왕이 되어 자신들을 다스려 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러나 기드온은 자신이나 자신의 자식들도 이스라엘을 다스리지 않을 것이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다스리실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백성들에게 미디안에게서 탈취한 귀고리를 자신에게 달라고 요구합니다. 무리가 금 귀고리를 다 내어 놓습니다. 그 무게가 금 1,700세겔이었습니다. 1세겔이 11그램 약간 넘으니, 19kg정도 되는 양입니다. 그것으로 제사장들이 제의 때 입는 옷 에봇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나중에 우상처럼 숭배되어 이스라엘을 올무에 걸리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게다가 기드온은 자신이 왕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대답하였지만, 아내들을 많이 얻어 70명의 아들을 두었고, 이방 세겜에서 첩을 얻어 낳은 아들에게 ‘아비멜렉’이란 이름을 짓습니다. ‘아비멜렉’은  ‘나의 아버지는 왕이다’라는 뜻입니다. 말은 왕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지만, 실상 삶은 왕처럼 살았던 것입니다.

기드온이 살아 있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그가 죽자 여러 문제들이 터졌습니다. 먼저 이스라엘이 바알브릿이라는 우상을 숭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기드온이 지어 만든 에봇도 우상으로 섬겼습니다. 게다가 아들들 사이에서도 권력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이것은 기드온의 권력이 그 아들들에게 세습되고 있었다는 것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왕정시대가 아님에도 권력이 세습된다는 점은 우려할만한 일이었습니다.

세겜의 첩에게서 얻은 아들 아비멜렉이 다른 형제들을 죽이고 권력을 독차지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 외가에 가서 외조부와 친척들에게 세겜 사람들을 선동하도록 요청합니다. 세겜 사람들에게 기드온의 아들 70명이 다스리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세겜과 혈통이 섞인 자신이 그들을 다스리는 것이 나을지 생각해보라는 내용을 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자신이 홀로 이스라엘과 세겜을 다스릴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세겜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도 아비멜렉이 이스라엘의 주인이 되면 자신들에게도 큰 이익일 것이라고 판단하여 그에게 우상의 신전에서 가지고 나온 은을 줍니다.

그 은으로 아비멜렉이 ‘방탕하고 경박한’ 사람들을 샀습니다. 그들은 거리의 불량배같은, 돈을 주면 무엇이든 하는 무리들입니다. 그들은 아비멜렉의 지시에 따라 기드온의 70명의 아들을 모조리 죽입니다. 권력을 독점하려는 욕망에서 비롯된 끔찍한 악행이며, 인류사에 항상 나타나는 대표적인 악(惡)입니다.

권력이라는 것은 자기의 것으로 삼고자 할 때 큰 화를 초래합니다. 권력은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데 사용되어야 가장 아름답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비극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을 구원한 것이 기드온이라는 잘못된 생각 때문입니다. 구원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기드온이든 어느 누구든 사람은 그 일에 쓰임받은 것뿐입니다.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게 되면 아비멜렉과 같이 남에게도, 자신에게도 화를 가져오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하십니다! 하나님이 하실 것입니다!

이같은 고백을 우리 마음과 입술에 달고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도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진정한 복을 누리는 인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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