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멜렉과 세겜 사람들 사시에 배신의 싹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세겜 사람들이 먼저 아비멜렉을 배신합니다. 기드온의 호의를 배신한 세겜 사람들이 이제는 아비멜렉을 배신하고, 형제들을 죽이고 자신의 욕망을 채운 아비멜렉이 이익관계로 엮인  세겜 사람들에 의해 곤경을 당하기 시작합니다.

악은 또 다른 악을 낳고, 자기 이익을 위해 살았던 이들은 또 다른 이익을 위해 배신을 택합니다.

신앙, 가치, 선과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는 삶이라는 것이 이런 악행과 갈등의 반복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아비멜렉과 대적하기 위해 가알이란 자가 나섭니다. 아비멜렉이 예전에 그들을 선동하였듯이 이번엔 가알에 세겜인들을 선동합니다. 악의 역사가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고, 이번엔 그 칼날이 아비멜렉을 향하게 됩니다. 가알은 아비멜렉을 저주하고 그와 싸우겠다고 세겜인들에게 공언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 아비멜렉의 부하인 스불이란 자가 그 사실을 아비멜렉에게 알립니다. 그리고 매복하고 있다가 세겜을 치라는 조언까지 전합니다. 아비멜렉은 군대를 동원하여 세겜 성 주변에 매복하였다가 가알이 성문을 나설 때 공격합니다. 가알은 아비멜렉과 싸워보지만 역부족이었고 결국 도망칩니다.

다음날 세겜 사람들이 성문을 나서자 아비멜렉이 군대를 이끌고 가서 그들도 모두 죽입니다. 그리고 성을 공격하여 성읍 사람들을 죽이고 성읍을 헐고, 소금을 뿌립니다. 소금을 뿌리는 것은 폐허로 만들어버리겠다는 저주의 표현입니다.

아비멜렉이 세겜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그만큼 컸던 것 같습니다. 70명의 자기 형제들을 죽일 때엔 이런 날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아비멜렉의 공격에 의해 세겜 사람들 천 여 명이 신전의 보루(지하실)로 피했습니다. 이 사실을 안 아비멜렉이 지하실 쪽으로 불을 놓았습니다. 그곳으로 피한 이들 모두가 죽음을 당합니다. 참으로 비극적인 이야기입니다. 세겜 사람들은 심은 대로 거둔 것입니다.

어제 읽은 요담의 비유에 나오는 감람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나무처럼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분명하게 인식하고 살아야 합니다. 그 나무들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자신의 사명(정체성)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나무들의 왕이 되어 달라’는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욕망에 사로잡힌 가시나무는 그 유혹을 붙잡습니다.

사명을 인식하고, 사명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이가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나를 향한, 가정을 향한, 교회와 사회를 향한 사명이 우리 각자에게 있습니다. 그 사명 안에 사는 성도가 유혹을 이깁니다. 우리가 그 이기는 자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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