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QT


오늘 28장은 27장에 이어 복과 저주를 테마로 주시는 말씀입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지키면 복이요, 지키지 않으면 저주’라 하시는 말씀이어서 인과응보적이면서 아주 분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과응보적인 틀로만 보면 신명기의 말씀은 율법주의 틀 속에 갇히게 됩니다. 어느 학자는 신명기 28장의 인과응보는 좁게는 개인의 삶에, 그리고 넓게는 이스라엘 공동체의 역사에 하나님께서 분명한 정의를 세우시고, 우리의 삶에 분명한 보응을 주신다는 메시지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사실 우리의 삶은 단순한 도식으로 해석되기 어려운 일들이 너무나 많이 일어납니다. 욥기의 이야기가 대표적으로 우리의 삶은 간단한 도식으로 이해하고 판단할 수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습니다. 신명기에는 인과응보적인 메시지가 있지만, 이 말씀들은 우리가 살다 겪는 다양한 고난과 아픔의 시간을 통해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되짚어보도록 만들어 줍니다. 질병과 재난, 시련 등에서 우리를 배우게 하고 깨닫게 하기 때문에 신명기는 비극을 스승으로 삼도록 만들어 주는 복음의 메시기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 1-6절의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을 청종하는 백성에게 주시는 축복의 약속 가운데 하나입니다. ‘토지의 소산’이란 구절을 통해 이스라엘이 앞으로는 유목생활이 아닌, 농경생활 중심의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을 알 수 있는데, 우리도 그러하지만, 삶의 환경이 달라지고, 기반이 달라질 때 두렵고 염려도 많아집니다. 그러나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에 귀기울여 살아갈 때 그 삶을 보호하고 인도해 주신다는 약속은 이스라엘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환경과 처지가 문제가 아니라, 결국 하나님을 어떻게 섬기느냐에 생존과 복의 문제가 달려 있음을 말씀해 주고 계십니다.

그런데 2절에 보면, 복은 우리가 성취하고 이루는 것이 아님을 알게 하십니다. 복은 임하고 이르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귀(듣고)와 몸(지켜 행하면)이 그 조건절에 머물러야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은 ‘받을 것이며’라는 귀결절에 우리의 귀와 몸이 기울어 있었다면 이젠 이 조건절로 돌이켜야 합니다. 얼만큼 귀와 마음을 기울여 듣고 살아왔는가? 어디까지 지켜 행하여 살아가고 있는가? 이제는 이 질문에 머물고 답해야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전도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아마 성장에도 제동이 걸리겠지요. 크나 작으나 교회들이 당면한 문제는 심각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당면한 어려운 상황이 우리에게 주시는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지요? 신명기는 재앙과 시련을 만나게 될 때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말씀이라 했는데, 그런 측면에서 오늘의 상황들은 우리를 돌아보는 시간으로 채워야 할 것입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몸의 성장은 멈추지만, 인생을 바라보는 눈이 깊어지고 인격도 성숙해집니다. 교회도 그러해야겠지요.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현재의 시대적 상황이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고 있는 것이라면 우리가 더욱 오늘의 조건절에 눈뜨고 귀를 열고 마음을 다해 대면해야 할 것입니다. 거기서 진정한 생명의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그런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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