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금요일 QT


대학 2학년 여름 방학 때 동기들 10여명이 작은 강이 있는 강원도 산골로 MT를 간 적이 있습니다. 강변에 텐트를 쳤는데, 강의 폭은 정확하진 않지만 폭이 20미터 정도는 되었던 것 같고, 약간 곡선을 이루는 지점이었습니다. 친구 중 하나가 강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어디까지 들어가도 괜찮은지 보자고 해서 동기들이 손을 잡고 강으로 들어갔습니다. 조금씩 들어가다가 가슴높이의 지점쯤 되니까 분명 강바닥에 발을 딛고 있었지만, 제 몸을 제가 제어할 수가 없었습니다. 곡선으로 휘는 지점이라 그런지 예상보다 물 흐름이 셌습니다. 저는 수영을 할 줄 몰랐지만, 동기들 잡은 손을 의지해서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덜컥 겁이 났습니다. 몸이 갑자기 붕뜨는 느낌이 들었고, 제가 무서워서 ‘어, 어’하며 두려워하자 친구들이 손을 꽉 잡고 당겨 주었습니다. 제 손을 꽉 잡아준 친구들이 얼마나 든든했는지 모릅니다.

어려운 시기, 견디기 힘든 시련, 아픔 중에 때로는 유혹이나 죄로 인해 믿음의 위기의 때가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 내 곁에서 나를 도와주고 격려하는 믿음의 동료가 있을 때 얼마나 든든한지 모릅니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까지 나를 꽉 붙들어 주시는 분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렇게 꼭 잡아주시는 이유는 우리와 연결된 끈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연결된 끈이 바로 언약입니다. 우린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우리의 믿음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를 당신의 백성으로, 당신의 자녀로 받아들여 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님과 언약으로 맺어져 있기에 하나님은 우리를 끝까지 붙들어 주실 것입니다.

가나안을 목전에 둔 이스라엘과 하나님도 언약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이 끈을 유지하도록 하시기 위해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한 가지 꼭 지켜야 할 원칙이 있음을 강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규례와 말씀을 지켜 행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제 말씀드린 ‘순종’ 바로 그것이 언약을 지탱하는 힘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은 그 이어진 끈을 우리 스스로 끊으려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사실 하나님께서는 그 끈을 놓으실 생각은 없으신 분입니다. 비록 오늘 저주의 무서운 말씀을 주시고 계시긴 하지만,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향해, 당신의 백성들을 향해 그 끈을 놓으실 생각이 없으시기에 이렇듯 복과 저주의 말씀으로 이스라엘에게 다짐을 받으려고 하시는 것입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너 그렇게 하면 혼난다’라고 무섭게 인상 쓰며 말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아이가 나쁜 일을 하지 말고, 해로운 곳에는 가지도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그런 것이지 위협하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려는 것도 은총이요, 축복입니다.

그래서 하신 말씀을 또 하시고 거듭 강조하시면서 이스라엘이 당신의 말씀 안에 살면서 당신이 주시는 은총을 누리기를 바라고 계신 것입니다.

이 저주의 선언들을 저주의 의미로만 받아들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랑의 반어법으로 들으시기 바랍니다.

‘얼마나 사랑하시면 저렇게 뒤집어서 표현하시는 걸까’라고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그렇게 사랑하시는 분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말고, 그분을 행복하게 해 드리는 길로만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에게도 행복이 가득 채워질 것이 분명합니다.

오늘 말씀과 그 뒤에 이어지는 저주의 복음의 의미를 새겨들으시기 바랍니다. 그 말씀 속에 담긴 하나님의 사랑의 마음을 읽어내시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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