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21장

시편의 대표적인 찬양시입니다. 이스라엘 신앙의 근간은 하나님이 창조주되시며, 창조주 되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택하시고 돌보신다는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사람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그런 존재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지만 만물을 다스리는 자의 자리에 놓으셨다고 고백합니다. 이 고백에서 우리 인간의 자리는 진정 고귀한 위치에 놓인 존재임을 알게 해 줍니다.

우리에게는 세상을 다스리는 책임과 권리를 주셨습니다.

우리의 손아래에서 세상이 관리되도록 하셨다는 것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 중에 인간이 가장 으뜸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비록 높은 지위를 주셨다고 해서 그것을 우리의 욕심에 따라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어디까지나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하신 세상을 돌보는 청지기일 뿐입니다. 이 경계 안에서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말고 균형을 이루고 걸어가야 우리의 삶도 만족함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상은 우리가 청지기의 자리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게다가 마치 주인과 같은 행세를 하여 오늘날처럼 마구잡이로 자연을 훼손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음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오늘 시편은 하나님을 찬양함과 동시에 우리의 삶의 자리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헤아려 보라고 노래합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존재 가운데 인간만큼 지혜롭고 뛰어난 존재는 없지만, 그렇다고 하여 교만히 행하게 되면 대적을 젖먹이를 통해 부끄럽게 하시듯 우리를 부끄럽게 하실 것입니다.

세상에 대해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가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소유가 아닙니다. 가장이라 하더라도 청지기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교회에 대해서는 더욱 그리해야 합니다. 교회를 개인의 소유물로 여기는 것이 다반사인 우리 한국교회 상황에서는 오늘의 시편 8편이 주시는 메시지를 잘 건져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교회를 사랑하여 교회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고 아름답게 세워가는 이유는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이며, 하나님께서 우리를 은혜로 값없이 살리셨기 때문입니다. 어느 누구라도 교회에 대해 마치 주인처럼 여기는 태도는 하나님 앞에서의 교만함을 드러내는 행위일 뿐입니다.

오늘 마지막 9절에 이렇게 노래합니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창조하신 세상 자체에 하나님의 손길이 있고 그분의 지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창조하신 자연세계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공간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주의 백성들을 통해 하나님의 숨결과 자취가 짙게 드리워지는 은헤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는 그 사명자의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등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