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요단강에서 돌아오사 광야에서 40일 동안 성령에게 이끌리시며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시더라”(눅4:1-2a)

우리는 사순절 여정 중에 있습니다. 그 길 위에 ‘확신을 주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지키리라. 내가 응답하리라. 내가 인도하리라”

그러나 또 ‘다른 목소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거스릅니다. 이 목소리는 가볍고 경솔한 약속으로 신앙과 정체성을 거스르는 행동들을 조장하면서 신앙의 사람들을 조롱하고 유혹합니다. 사순절은 하나님의 약속과 유혹의 소리 가운데 결단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또한 사순절은 참된 확신의 소리는 경청하고, 불신앙의 소리는 경계하여, 동일한 시편이 어떤 때는 신앙을 북돋아주고 어떤 때는 신앙을 잃게 하는지 분별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사순절을 이러한 갈등의 소리들 사이에 나를 두는 시간으로 삼는 것은 유익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사회에서 정확이 두 소리 가운데 던져졌습니다. 우리는 이 사이를 오가며 이해를 추구하는 신앙을 지녔는지 아니면 권력을 행사하는 지식 꾸러미를 지녔는지 분별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사회 체제에 있어서도 두 소리 가운데 던져져 있습니다. 우리가 고통으로 가득한 낮은 자의 소리를 존중할지 아니면 단지 기성 독점 권력의 피곤한 요구들에 주목할 것인지를 분별해야 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세상에 공존하는 다양한 두 소리 사이에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던져졌습니다. 그 사이에서 우리는 참된 신앙인으로서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냉소와 절망 속에 살아갈지를 결단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신념과 행동이 하나님이 주신 확신과 충돌하여 하나님이 원하시는 참된 길을 거스르는 위기로 탈바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순절을 통해 우리를 부르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늘 동행하시는 분이라는 확신의 말씀을 들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제 하나님과 나 사이의 충돌의 위기를 넘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로 결단하는 ㄴ진정한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는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여러 가지 생각과 목소리를 듣고 자신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반면에 세상은 사순절 여정이 으레 지나가는 일련의 행사에 불과하다고 말하겠지요. 하지만 그들에게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믿음만이 위기에 처한 삶의 지대로 들어갈 요구에 응답할 수 있는 용기를 줄 것입니다.

월터 부르그만의 <사순절 묵상집>에서...


기도

사순절에 우리에게 약속과 유혹의 소리들을 듣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그것들을 분별하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확신을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잘 듣고,
거짓 소리들을 분별하여 당신 앞에서 신실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우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