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 듀크대학 신학과 교수 스탠리 하우어워스에게는 심한 조울증을 앓는 아내가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그는 늘 고통과 씨름해야 했습니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고통을 견디며 살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때 그가 이렇게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제가 고통에 대해 어떤 해답을 갖고 있으리라 짐작합니다. 그로나 저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제가 신학자로 살아오면서 배운 것이 있다면, 고통의 원인이나 해결에 대해 답을 구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해답이 없어도 고통을 살아내는 사람입니다. 해답을 모른 채 주어진 삶을 살아내는 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저도 이분의 말에 동의합니다. 우리는 성급하게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합니다. 욥의 세 친구들이 그와 같았습니다. 자신들이 가진 생각, 경험, 혹은 신앙의 세계 안에서 욥의 고통의 원인을 찾으려 하고, 그 고통이 분명 죄에 있다고 섣부른 판단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 말들이 욥에게는 고통보다 견디기 힘든 상처를 안기고 말았습니다.

고통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다른 이들의 고통에 쉽게 말하는 실수를 범할 대가 있습니다. 결국 욥의 감정이 폭발하고 맙니다. 욥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 너희가 죽으면 지혜도 다 사라지겠구나. 내가 너희만큼 생각이 없어 보이느냐?” 욥은 그들의 충고를 모두 밀어내고 있습니다. 아무 말도 욥에게는 위로가 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말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논증합니다. 욥도 지혜와 힘이 하나님께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런데 욥은 친구들과 다르게 논증합니다. 하나님은 그 힘을 긍정적으로만 사용하시는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하나님이 당신의 힘을 사용하셔서 세우시기도 하지만, 헐어버리시기도 하시고, 물을 내시지만 홍수도 일으키시며 왕들과 당신의 제사장들도 포로가 되게 하시며, 충성된 자들의 말은 물리치시고 통치자들에게 멸시를 쏟으시고 민족들도 일으키셨다가 멸망시키시기도 하시는 분이시라고 말하면서 하나님이 기존의 질서를 뒤집기도 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결국 하나님은 사람이 보기에 좋은 방식으로만 힘을 사용하시는 것이 아님을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욥이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 자신이 당하는 고난도 하나님이 그와 같은 부정적인 방식으로 힘을 사용하시는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을 친구들에게 깨닫게 하려는 것입니다.

세상을 무너뜨리기도 하시는 분이라면, 자신이 무너지는 고난을 당하는 것이 자신의 죄 때문이 아닐 수도 있지 않느냐, ‘그분의 지혜를 다 측량할 수 없는데, 어찌 너희들은 나의 죄 때문이라고만 말하는 것이냐’는 항변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쉽게 재단하고 판단하는 일은 우리의 몫이 아닙니다. 우리의 할 일은 아픈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위로하고, 사랑하고, 긍휼을 베풀고, 일으키고, 회복하게 하는 일입니다. 욥의 친구들이 그것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우리 인생의 해답은 주께 맡기고, 우리는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서로를 긍휼히 여기며 주님과 함께 걷는 동행의 삶을 사는데 최선을 다하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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