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13장 20~28절 10월 27일 수요일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 간구하는 욥의 기도입니다.
욥은 하나님께 두 가지를 요구하면서 그 요구를 들어주시면 하나님을 피하지 않겠노라고 말합니다. 욥의 요구 두 가지를 21절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21절과 22절 두 가지로 볼 수도 있습니다. 저는 21절과 22절로 나누어 이해해 보려고 합니다. 21절에서 욥이 자신에게 더 이상 손을 대지 말아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계속 손을 들어 자신을 때리실까 두려움에 사로잡혀 떨고만 있기 때문입니다. 그 두려움에 젖어 다른 것을 할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또 때리실까 이번에는 어떤 재앙으로 치실까 하는 염려가 욥을 완전히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자신을 치지 말아달라고 간청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하나님께서 먼저 물으시면 자신이 대답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먼저 하나님께 말씀드릴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청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요구를 먼저 말한 욥은 바로 뒤이어 자신이 그토록 하나님께 묻고 싶었던 것을 묻고 있습니다. 자신이 지은 죄가 무엇인지, 어떤 죄에 연루되어 있기라도 한 것인지, 왜 자신을 원수처럼 여기시고 위협하고 재앙을 내리시는지 묻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재앙을 당한 자신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같다고 고백합니다.
나뭇잎은 바람 앞에 자신의 의지를 낼 수 없습니다. 힘을 주어 흔들리지 않으려고 해도 바람이 불면 자신의 의지를 발휘할 수가 없습니다. 바람이 부는대로 움직여야 하는 존재가 나뭇잎입니다.
결국 욥은 하나님이 행하시는 처분에 의해 자신의 운명이 놓여진 존재라는 것을 토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나약하고 지푸라기 같은 존재인 자신을 왜 놀라게 하며 뒤쫓으며 치시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자식이 죽고, 아내도 떠나고, 소유도 모두 잃어버리고, 이제 남은 것이라고는 아픈 몸밖에 없는 상태입니다. 하여 자신의 지금 처지는 썩은 물건과도 같고, 좀 먹은 옷과도 같다고 탄식합니다.
그래서 욥은 에둘러 말하지 않고, 자기감정을 있는 그대로 하나님께 토로합니다. 하나님을 향한 원망과 서운함도 그대로 드러냅니다. 있는 그대로의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욥이 하나님께 하는 원망은 광야 이스라엘이 했던 것과는 다릅니다. 욥의 상황은 원망할만한 상황입니다. 아니, 원망을 넘어 하나님을 떠날만한 상황이라고 해도 이해가 될법합니다.
그런데 그런 욥이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께 만나달라고 간청하고, 내 얘기 좀 들어달라고 호소합니다. 그래서 욥의 신앙을 다시 보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하나님을 찾는 사람, 원망과 불평을 쏟으면서도 하나님께만 나아오는 사람, 이렇게 간절히 매달린다면 아무리 미운 사람이라고 해도 고개를 돌려 쳐다보실 수밖에 없으실 것 같습니다.
비록 욥과 같은 상황에 처한 것은 아닐지라도 우리가 욥을 통해 하나님을 향한 간절함을 되찾는 은혜가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