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밖에 나갔다 돌아와 하는 말이 있습니다. “집이 젤 편하다!”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 중 하나일 것입니다. 집이 왜 제일 편할까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내가 마음대로 행동하고 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누군가 나를 계속 주시하고 살피는 것을 안다면 한 순간도 편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욥의 고백을 들어보면 하나님이 자신을 너무 세세히 관찰하고 지켜보시고, 판단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에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는 호소를 하고 있습니다. 욥은 말합니다. “왜 나같은 자를 그렇게 세밀히 지켜보십니까? 그저 꽃처럼 피었다가 지고, 그림자처럼 덧없이 사라지는 존재일 뿐인데, 하나님 왜 그런 나를 눈여겨보십니까?” 라고 탄식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지켜봐 주시기를 기도하는데, 왜 욥은 하나님이 자신을 세밀히 지켜보신다고 불만을 품고 있을까요?

욥의 생각에 하나님이 자신을 세밀히 살피시는 이유가 자신에게서 작은 죄라도 찾고자 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슨 죄라도 찾기만 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식으로 꼼꼼히 살펴보시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만 자기를 내버려두시고 쉴 틈을 달라고 호소합니다. 나무는 밑둥만 남아도 다시 싹을 틔울 수 있지만, 자신은 죽으면 영원히 사라지게 되니 더 이상 힘들게 하지 말아달라는 탄원을 드리는 것입니다. 남은 시간만이라도 홀로 있게 내버려두시라고 간청합니다.

13절에서도 주의 진노가 지나갈 때까지 스올에라도 숨겨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스올은 구약에서 어둠의 깊은 곳, 흔히 지옥에 견줄 만한 장소로 인식되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라도 잠시 피해 있고 싶다는 기도를 드리는 욥의 심정을 다 헤아릴 수는 없습니다만,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회복하실 때를 기다리고 싶은 것입니다.

욥은 마지막까지 하나님께 소망을 두려고 하고 있는데, 그와 같은 욥의 희망은 꺾이고 맙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간구를 들어주지 않으시는 것 같아 너무 아프고 절망스럽다는 고백을 드리고 있습니다.

18절부터는 자신을 절망으로 떨어뜨리시는 하나님을 향한 강한 원망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산이 무너져 내리듯, 급류가 땅의 먼지를 휩쓸어가듯 주님이 자신의 희망을 끊어버리셨다고 말합니다. 주님이 영원히 이기셔서 사람을 떠나보내게 하신다고 하소연합니다.

참으로 가슴 아픈 기도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이런 기도가 나올 수 있겠습니까? 가장 밑바닥에 떨어진 사람의 마음이 아니면 이런 기도를 드릴 수 없을 것입니다. 다시 살아날 희망이 없는 사람의 기도가 14장의 욥의 기도입니다.

희망이 없지만 실낱같은 희망을 품게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기에 원망도 드리지만, 그럼에도 다시 하나님께 기도할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욥의 마음이 담겨 있는 기도입니다.

하나님의 응답을 알고 있는 저도 얼른 욥에게 하나님이 나타나 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게 하는 애절한 기도입니다. 이런 절박한 사람에게 나타나시지 않으신다면 어느 누구에게 나타나시겠습니까? 때로 절박함은 하나님의 임재를 부르는 핫라인일 때가 있습니다.

바라기는 그런 절박한 상태에 처하기를 원하지 않지만, 어느 상황에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을 향한 갈망은 거두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본문입니다. 오늘 우리의 마음에도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새롭게 일어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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