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절에서 욥은 자신의 무죄를 항변하면서 자신이 진실한 기도를 드려왔노라고 고백하였습니다. 그리고 18절에 땅에게 자신의 피를 가리지 말고, 부르짖음이 쉴 곳을 찾지 못하게 하라고 외치는데, 두 구절이 잘 연결이 안 되는 느낌입니다.

새번역을 읽어보면 이렇게 번역했습니다. “땅아, 내게 닥쳐온 이 잘못된 일을 숨기지 말아라! 애타게 정의를 찾는 내 부르짖음이 허공에 흩어지게 하지 말아라!” 자신이 흘린 억울한 피를 드러내달라는 것이며, 자기의 무죄 항변이 허공에 흩어지는 기도가 되지 않게 해 달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19절에서 자신에 대한 증인이 바로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라고 고백합니다. 욥에게는 하나님이 자신에게 재앙을 내리신 주체이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무죄를 증언해줄 유일한 증인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고백을 드리는 것입니다.

자신의 친구들은 자신을 조롱하지만, 진정한 자신의 친구는 하나님이시며, 자신은 눈물로 하나님께 호소하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욥에게 남겨진 삶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욥은 스스로 그걸 직감한 듯 합니다. 그리하여 그 수명이 다 끝나기 전에 자신을 위해 담보물이 되어달라고 3절에서 호소합니다.

담보물이 되어달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보증인이 되어 달라는 간청입니다. 그 뒤 4-5절을 보면, 욥은 친구들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거나 보증하려고 하지 않고 있음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친구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함부로 보증을 섰다가 낭패를 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이 욥을  지지하지 않고, 욥의 무죄를 믿어주지 않는 이유가 자신들에게 손해가 끼칠까 염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친구들과는 달리 주님은 진정한 보증인이 되어 달라는 호소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욥은 하나님이 원망스러우면서도 친구들의 행태를 보면, 하나님만이 자신의 아픔과 오해, 억울함을 풀어주실 유일한 분이시라는 것을 상기하게 되는 것입니다.

평소에 의지하고 마음을 두었던 사람들에게서 배신감을 느낀 적이 있으신가요? 나의 기대만큼 해 주지 못하여 서운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우리 삶에는 그같은 일들이 종종 일어납니다. 내가 그럴 때도 있고, 상대가 그럴 때도 있습니다. 우리도 상대방도 사람이라서 그렇습니다. 두렵고, 불안하고 연약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더욱 우리도 주님만을 의지하는 법을 배워갑니다. 그리고 상처를 준 사람을 향해서는 나를 보듯 하면서 그가 온전해지기를 기도하는 것이 우리에게 유익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믿음은 온전히 하나님께만 드리고, 우리들끼리는 서로 기도해주고 보듬어주며 서로를 세워가는 은혜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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